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 “속 쓰리네”
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 “속 쓰리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5.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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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나경원·오신환 여의도 호프 회동
‘빈손 회동’이지만 국회 정상화 공감대

추경 편성 놓고 여야 갈등 여전
27일 국회 정상화 가능성 높아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한국뉴스투데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여의도 한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가졌다.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간극이 크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호프 회동 다음날, 쓰린 속 부여잡으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여의도 한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제안했고, 나머지 두 원내대표가 흔쾌히 수락했기에 가능했다.

이날 2시간 가까이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논의는 국회 정상화라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러 가지 들려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비공개 회동에서 쟁점을 하나씩 풀어놓으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따른 고소·고발 문제와 추가경정예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나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영수회담 등에 대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서 3당 원내대표는 반박하는 대신 경청하는 자세였다고 한다. 회동에서 굳이 무엇인가를 결정하겠다는 논의가 아닌 상대의 입장을 들어주고 이해하는 자리의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결론 내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회 의사 일정 등도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국회를 하루라도 빨리 열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날 회동이 답답한 회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그래도 만났다는 것이 어디냐”라면서 의미를 두고 있다.

전날 마신 맥주로 인해 머리는 아프고, 속은 쓰린 상태이기에 국회 정상화라는 꿀물을 타서 마셔야 한다.

추경, 과연 그 운명은

문제는 어떤 꿀을 타서 마시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은 그야말로 꿀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날 호프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21일부터 보다 실무적인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가 공감대를 확인했기 때문에 5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보다 세밀하게 결정해야 할 타이밍이다. 5월 임시국회를 언제 개회하고 추경 시정연설은 언제하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는 언제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기에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날 호프 회동에서 패스트트랙에 따른 고소·고발전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과연 고소·고발 취하가 현실화할지는 의문이다.

이와 더불어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였다.

이것을 자유한국당이 양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장외투쟁을 한 이유가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주지도 않았는데 국회 정상화를 이뤄낼 수는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나 추경 심사, 의결을 부탁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나 추경 심사, 의결을 부탁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 험난한 여정 남아

결국 국회 정상화는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경 역시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재해 추경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6조 7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을 좁히는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다만 국민이 하루라도 빨리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열망이 강하다. 또한 호프 회동에 참여한 3명의 원내대표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에 한발 다가가고 있다.

호프 회동에 참여했던 각 당 원내대변인들은 “3당 원내대표 모두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지 않게 노력하자고 말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 안타깝지만 역지사지 자세로 해법을 만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정상화가 오는 27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3일 경남 봉하 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행사를 참여할 예정이고,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오는 24일까지 계획돼 있다.

따라서 주말을 지나 27일 정도에 국회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활동이 이번 달로 마감이 되기 때문에 국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정치적 상황이 격변하고 있기 때문에 27일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열망이고, 그 열망을 각각의 정당이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늦지 않은 시기에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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