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정의 교섭단체 추진 ‘속내’
평화와 정의 교섭단체 추진 ‘속내’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5.2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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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나경원·오신환 호프 회통에 자극 받아
민주평화·정의,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재구성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말아야
바른미래당 분당 사태가 핵심 변수로
최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 구성 추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2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 윤소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실에서 민평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복도를 나서고 있다.
최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 구성 추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2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 윤소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실에서 민평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복도를 나서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 구성이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제기됐지만 민주평화당 내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이들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면서 굳이 정의당과 교섭단체 구성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평화와 정의 다시 뭉칠까?

비교섭단체의 현실은 냉혹했다. 그리고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한발 양보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교섭단체 구성을 반발하던 민주평화당 내 일부 의원들이 양보하고 돌아선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다.

지난 4월 재보선 직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교섭단체를 꾸렸지만 故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으로 정의당 의석수가 줄어들면서 교섭단체가 깨졌다.

그리고 4월 재보선에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교섭단체 구성이 재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정의당과 교섭단체를 꾸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에 자극

지난 20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른바 ‘호프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국회 정상화’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제는 이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반발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몇 분 의원들은 투트랙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며 “ 우선 정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나중에 상황이 돼 제3지대 신당도 변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갈 수 있는 1·2단계로 실현해 봤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주셨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많은 변화를 보인 것이다.

정의당 역시 호프 회동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따라서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 오 원내대표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끼리 호프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국정 정상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 논의를 제안하자 나 원내대표가 협의체에 ‘교섭단체’만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만약 비교섭단체를 포함하면 ‘민주당’과 ‘대한애국당’도 포함해야 한다면서 3당 원내대표로 국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으로서는 호프 회동은 ‘패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정국 운영에 동참해야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손학규 당 대표 지도부가 물러나고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손학규 당 대표 지도부가 물러나고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속사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기존 인식에서 양보한 이유는 바른미래당 내부 사정이 더욱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오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후 손학규 당 대표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계는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승민 전 대표 역시 바른미래당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바른미래당이 당장 분당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으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대신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에 힘쓰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가 구성된다면 국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재편되면 선거제도 개혁 및 개헌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반도 문제에 대해 ‘평화와 정의’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대북 문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어 교섭단체 구성 이후 다시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교섭단체인데 만약 바른미래당이 분당 사태를 겪을 경우 민주평화당이 바른미래당과 통합을 위해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유지를 깨부술 가능성이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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