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국면 보이지 않는 바른미래당 ‘운명’
수습 국면 보이지 않는 바른미래당 ‘운명’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0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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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정신퇴락’ 발언 징계 놓고 갈등 표출
손학규 측 이찬열은 면죄부...형평성 논란으로

혁신위 구성 놓고 당권파 vs 퇴진파 갈등
갈등 속 혁신도 못하고 내년 총선 맞을 수도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0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하 위원은 손학규 대표에 대한 노인 폄하성 발언으로 현재 당 윤리위원회에 단독 상정된 상태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0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하 위원은 손학규 대표에 대한 노인 폄하성 발언으로 현재 당 윤리위원회에 단독 상정된 상태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바른미래당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혁신위원회 구성에 이어 윤리위원회 문제로 벌어진 당권파와 퇴진파 사이의 신경전은 일촉즉발 상황이다.

당권파 vs 퇴진파 일촉즉발

지난 3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바른미래당이 혁신위원회 구성에 이어 윤리위원회까지도 당권파와 퇴진파 사이에 갈등이 표출된 것이다.

윤리위가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하태경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하자 퇴진파가 반발한 것이다.

더욱이 손학규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이 유승민 전 대표에게 “꼭두각시를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징계할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 퇴진파는 격분했다.

‘정신퇴락’이라는 발언을 한 하 최고위원에게는 징계를 주면서 이찬열 의원에게는 징계를 주지 않았다는 것은 손 대표 측근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 오 원내대표의 생각이다.

이는 퇴진파의 전반적인 생각이다. 퇴진파 인사들은 “이번 윤리위 결정은 명백한 형평성 결여”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손 대표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징계’라는 카드를 꺼내 들어 바른미래당을 ‘손학규 사당화’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사람인 손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면서 지금이라도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제적 과반수인 최고위원 5인의 찬성으로 윤리위원장 불신임을 당대표에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송태호 윤리위원장의 불신임으로 인한 새로운 윤리위원장 후보를 최고위원회에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불갈등, 어제오늘 이야기 아니야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퇴진파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품은 퇴진파는 계속해서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손 대표는 오는 추석까지 지지율 10%를 올리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버티고 있다.

혁신위 구성으로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고 했다. 퇴진파는 ‘정병국 전권 혁신위’를 제안했지만 손 대표는 혁신위원장에는 외부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퇴진 논의를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병국 전권 혁신위’를 거부하고 있다.

4일 의원총회를 열어 혁신위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아마도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가 오는 추석이라고 시한을 못 박은 상황에서 퇴진파의 주장이 먹혀들어 가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퇴진파는 끊임없이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손 대표가 이미 추석이라고 시한을 못 박았기 때문에 호응도가 낮은 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손 대표 사퇴 이후 당을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는 문제다.

퇴진파 일각에서는 유승민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공동 대표 체제로 다시 가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한번 실패를 한 지도부가 다시 등장한다는 것은 내년 총선에 별로 이익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0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등의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0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등의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 갈등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바른미래당

결국 바른미래당은 당내 갈등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가 퇴진한다고 해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 바른미래당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극복해야 할 숙제다.

결국 해법은 정계개편 이외에는 없다는 점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대통합을 하거나 민주평화당과 함께 개혁정당으로 변모를 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미 의원총회에서 내년 총선 때 3번의 기호를 달고 출마를 하겠다고 결의를 한 상태라 쉽게 정계개편 카드를 꺼내들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결국 개별 탈당과 개별 입당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개별 입당’을 염두에 두는 발언을 했다.

이미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힘들다고 판단한 황 대표가 ‘개별입당’을 통해 사실상 보수대통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을 아예 포기하고 정의당과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유승민 전 대표는 이미 ‘탈당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퇴진파 내부에서도 탈당을 결심하고 싶은 사람들도 주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쇄신 이야기만 꺼내다가 총선 공천이라는 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무기력하게 쇄신을 꺼내 들었다가 무기력하게 공천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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