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막말 논란, 리더십 부재·피해 의식 발현
자한당 막말 논란, 리더십 부재·피해 의식 발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0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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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잇따라 막말 논란 휩싸여
황교안 대표 리더십 부재 부작용 속출

박근혜·이명박 적폐청산 피해의식
비우호적인 언론 환경 피해의식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잇따른 막말 논란은 황교안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사진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잇따른 막말 논란은 황교안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사진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막말 논란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이 막말 논란에 휩싸인 것은 리더십 부재 및 피해 의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몇몇 막말 정치인들의 발언 속에는 이런 의식이 포함돼 있다.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막말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리더십 부재

지난주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발언에 이어 이번 주에는 한선교 사무총장이 “걸레질하네” 발언,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괴담 피해자 발언 등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막말 논란의 발생 원인은 차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관련 발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차 전 의원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먹는다”는 망언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폄훼하면서 3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차 전 의원은 머리 숙여 사과하고 SNS와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50일 만에 또다시 망언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차 전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원권 3개월 정지는 경징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5‧18 망언 의원에 대해서도 경징계를 하면서 막말 논란에 휩싸여도 정치적으로 크게 다칠 염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른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황교안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해 삼사일언 하라(深思一言,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면서 막말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날 한선교 사무총장의 기자들을 향한 막말이 나왔고, 다음날 차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이 쏟아졌다는 것은 황 대표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 대표의 리더십 부재가 자당 소속 정치인들의 막말 논란이 불거지게 했다는 분석이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은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썼다. (사진/뉴시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은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썼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부관참시에 격분

자유한국당이 막말 논란의 배경에는 ‘피해 의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이 세월호 막말을 하게 된 이유에 관해 설명하면서 “좌파들이 우파 지도자를 쓰러뜨렸고 우파는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지금 황교안 대표가 그 덫에 걸렸다”고 표현했다.

좌파가 세월호 참사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쓰러뜨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는 것이 차 전 의원의 생각인데 이것이 자유한국당의 일반적인 생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즉, 자유한국당은 소위 ‘좌파독재’가 ‘우파’를 말살시키고 있다고 피해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런 피해 의식에서 우파를 보호하기 위해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막말 논란에 휩싸인 정치인들의 해명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대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좌파독재의 공격에서 우파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막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당한 발언이라는 논리다.

자유한국당이 막말 논란이 일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언론에 대한 피해 의식 때문이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열띤 취재 열기를 보인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걸레질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에 사단법인 국회기자단(가칭)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한 사무총장의 사과와 더불어 황 대표에게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이 언론에 대한 인식을 보이는 대목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극우 막말 프레임을 씌우는 건 더불어민주당, 민주노총이 장악한 언론, 민주당의 정보원이 있는 네이버가 함께하는 공동작품”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자유한국당이 언론에 대한 피해 의식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언론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 여론이다.

언론이 집권여당 편을 들고 자신들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언론에 대한 피해 의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막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막말 논란에 심근경색이 일어날 지경이다. 이제 막말 논란에서 좀 벗어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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