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황교안,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세모 황교안,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1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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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자제령 발동하자마자 막말 논란 속으로
태블릿PC 조작설 제기했다가 다사 시과하고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웃음으로
제왕적 리더십에 반기든 사람들, 그들의 운명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로 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CNU 홀에서 열리는 산학협력단 직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로 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CNU 홀에서 열리는 산학협력단 직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황세모’라는 별명을 얻은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황 대표의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막말 자제령’을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인 민경욱 대변인을 감싸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현역 ‘물갈이론’이 나오면서 내부 분위기까지 뒤숭숭하다. 당내 건전한 비판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제왕적 당 대표라는 비판도 나왔다.

‘황세모’ 비판 내부 곳곳 파열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 인해 제1야당이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최근 오락가락한 행보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자유한국당 탈당과 대한애국당 입당을 공개적으로 암시했다. 홍

의원은 “황 대표가 보수 우익 중심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분이 의심하고 있다”며 “황 대표가 애매모호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좌파와 싸우려면 온몸을 던져도 모자랄 판에 말 한마디 하려 할 때마다 징계를 걱정하면 싸움이 되겠느냐”면서 황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반발이 당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황 대표가 좀 더 화끈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막말 논란에 대해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풀어야 할 입까지 틀어막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장외투쟁을 해온 지도부에 대해 비판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는 올스톱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는 게 민심”이라며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야 깨닫는다면 후회해도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락가락 언행이 결국

이처럼 당내에서 황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된 이유는 오락가락한 행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민경욱 대변인의 막말 논란이다. 황 대표는 불과 얼마 전까지 막말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민 대변인의 ‘천렵질’ 발언에 대해 막말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막말이라 주장했다.

황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4대강 보 파괴 저지 대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여러분이 보면 다 판단할 수 있을 것 아니냐”면서 오히려 기자들에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막말이라고 하는 막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가족 막말 논란과 관련해서 “막말이라고 하는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면서 “여러분들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면 될 것 같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당내 막말 논란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 잘못에 대해 돌을 맞을 일이 있다면 제가 다 감당하겠다고 했지만 이제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가 없다”며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것은 태블릿PC 문제다. 황 대표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최순실씨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조작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4개월 뒤 조작이 아니라고 번복한 것이다.

이것이 친박계를 상당히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로서는 자신들이 당 대표로 만들어줬는데 배신을 했다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친박계로서는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부인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자유한국 장제원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장외투쟁을 해온 지도부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9일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장제원 의원. (사진/뉴시스)
자유한국 장제원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장외투쟁을 해온 지도부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9일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장제원 의원. (사진/뉴시스)

제왕적 리더십 반기 드는 사람들

또 다른 문제는 황 대표의 리더십이 ‘제왕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현역 ‘물갈이론’과도 연결된다. 최근 당 지도부가 현역 ‘물갈이론’을 내세우면서 친박계는 상당히 뒤숭숭한 분위기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대로 태블릿PC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당 색깔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빨간 색에서 ‘밀레니얼 핑크’로 바꾼 것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색깔을 지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이는 결국 친박 물갈이가 되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것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한 장외투쟁을 하면서 당내 소수의견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 의원은 계속해서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황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해서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현역 의원들의 상황은 완전히 무시한 채 자신의 고집대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당내 일부 인사들의 불만이다.

이런 원인이 쌓이면서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것이 자유한국당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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