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출범 2년 만에 위기 왜?
케이뱅크 출범 2년 만에 위기 왜?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06.2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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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무색…출범 2년 최대 위기
경쟁상대 카카오뱅크 흑자 전환…차이는 자본금?
KT 공정위 조사에 대주주 등극 무산 뜻밖의 암초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위기에 몰렸다. 출범 2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주주단으로부터의 자금 수혈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가장 큰 문제는 케이뱅크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주주단의 자금 수혈에 기대볼 수 있지만 믿는 구석이었던 KT가 담합 의혹으로 발목에 잡혔을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역시 쉽사리 구원의 손길을 뻗지 못하고 있다. <편집자 주>

케이뱅크가 출범 2년 자본력 부족과 증자 계획 무산으로 위기 몰렸다. 사진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2017년 출범 6개월간의 성과와 중장기 경영전략,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케이뱅크가 출범 2년 자본력 부족과 증자 계획 무산으로 위기 몰렸다. 사진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2017년 출범 6개월간의 성과와 중장기 경영전략,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 2년 만에 최대 위기에 몰린 모양새다.

당초 오는 2020년이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이었다고 하지만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적자, 여신 기능 중단과 재개는 현재 6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경쟁자 카카오뱅크과 대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 우리은행 등 대주주단을 통한 자금 수혈이 반등의 열쇠이지만 예상 밖 변수에 발목이 잡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실탄 부족했던 케이뱅크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지난 2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오는 2020년을 흑자 전환 시기로 예상했다고 하지만 후발주자이자 경쟁자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과는 대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케이뱅크는 2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66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은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 시기를 출범 3년께로 내다봤다. 즉,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 시기를 시장 예상보다 1년가량 앞당긴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 비결로는 증자가 손꼽히고 있다. 대주주단 증자를 바탕으로 출범 당시 3000억원이었던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지난 1분기 1조 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케이뱅크는 자본금 1500억원으로 출발 지난 1분기 4775억원에 머물고 있다. 은행업계는 인터넷전문은행 필요 자본금 규모를 1조원으로 산정하고 있다.

업계는 결국 자본력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명암이 엇갈렸다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려나갔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적극적 영업으로 고객을 늘려나가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재개하는 등 불안한 행보를 보였고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다.

◇ 반등 열쇠는 증자… 뜻밖의 난관에 ‘덜컥’

케이뱅크 역시 경영 상황 개선과 내년 흑자 전환 목표를 위해서는 증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대규모 증자를 추진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5920억원의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전체 증자 규모의 절반가량을 책임질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증자 의결 당시 케이뱅크는 납입일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KT의 의결권 보통주 지분율을 34%까지 늘리는 것이 핵심 사안인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는 것에도 대비한 것이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 케이뱅크의 증자 계획이 꼬이게 된 것이다.

기존 계획이 무산 케이뱅크는 현재 412억원 규모의 브릿지 증자를 추진하는 한편 우리은행 등 대주주단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증자 등을 검토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주도 대규모 증가 가능할까?

케이뱅크가 반등하기 위해선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우리은행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5000억원 규모의 증자는 KT가 절반을 출자하고 실권주 인수,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타 주주들이 나머지 절반을 부담한다는 것이었다.

증자 외엔 방법이 없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KT의 역할을 맡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은행의 의지라는 지적이다. 당초 금융지주회사법 때문에 우리은행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 자회사는 타사 지분의 15%까지만 소유 또는 50% 이상을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해야만 한다.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은 13.79%다 .금융지회사법상의 내용만 살펴보면 자회사 편입 의사가 없는 한 출자 여력은 1.21%포인트에 불과해 케이뱅크의 반등 카드로는 부족한 지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 승인 등 특정 조건하에선 우리은행이 30% 미만까지는 지분 확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의 후발주자이자 경쟁사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윤호영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케이뱅크의 후발주자이자 경쟁사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윤호영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우리은행 지원사격 여력 있나? 새로운 대주주 물색

케이뱅크 반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현재 우리은행 상황에서 지분을 대폭 확대하는 출자는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상황에 케이뱅크에 예상 이상 이상의 금액을 투자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역시 케이뱅크 지원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새로운 대주주단 구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T 대주주 등극은 기약할 수 없게 됐고 차기 후보자인 우리은행 역시 선뜻 투자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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