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걷어찬 한국당, 결국 단독 국회?
국회 정상화 걷어찬 한국당, 결국 단독 국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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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합의 2시간 만에 추인 불발
자유한국당 내부서 강경파 득세 협상 난항

더불어민주당 격노, 청와대 난감…추경 어디로
바른미래당 선택에 국회 의사일정 향방 결정돼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 합의안' 추인을 거부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을 끝내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같은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 불참속 정부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 합의안' 추인을 거부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을 끝내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같은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 불참속 정부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회 정상화 합의 2시간 만에 또다시 파행이 됐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 추인이 발되면서 국회 정상화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의회정신을 훼손시킨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계속 협상을 하겠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극적인 합의 그리고 극적인 추인 불발

24일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 정상화 가능성은 회의적이 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 미래당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 의사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

그 시각에 나경원 자유 한국당 원내대표는 강원도 삼척항을 방문해 북한 목선 귀순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오후에 서울로 올라가니 국회 정상화에 대한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할 계획을 세웠지만 나 원내대표가 서울로 올라온다고 해서 일단 뒤로 미뤘다.

나 원내대표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오후 3시 문 의장, 이 원내대표, 오 원내대표 그리고 나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극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국회 파행 80여 일만에 국회 정상화가 이뤄진 것이다.

국회 출입 기자들은 재빨리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속보] 혹은 [1보] 혹은 [종합] 등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대한 소식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던 시점에 갑작스럽게 자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 추인 불발 소식이 들렸다.

국회 출입기자들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미 종합기사에 분석기사 혹은 전망 기사까지 썼던 기자들은 장탄식과 더불어 다시 기사를 써야 했다. 그 시각은 기자들 마감 임박 시간이기 때문에 서둘러 기사를 써야 했다.

자유 한국당 의총에서 추인이 불발된 이유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과 5.18 민주화운동 내용이 갑작스럽게 들어갔다며 반발하는 의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 격노하는 민주당, 협상 수위는 높아져

더불어민주당은 이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 겨우 합의를 이뤄 국회 정상화가 눈앞에 있게 됐는데 의총 장애물을 넘지 못하면서 좌절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걱정이 앞섰다. 다시 자유한국당과 재협상을 해야 하는데 협상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높은 수위의 협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협상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는 이 원내대표가 협상을 하면서 수고했다는 덕담이 오갔다. 이번 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에 만족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협상이 깨지고 재협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이제 격노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없이 단독으로 국회 의사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7월 안에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해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도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회의사일정이 반쪽이 될 수도 있지만 무작정 자유한국당에 끌려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없이 국회 의사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을 끝내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을 끝내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른미래당의 선택은 과연

남은 것은 바른미래당의 선택이다. 바른미래당도 자유한국당의 추인 반발에 충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재협상을 한다고 해도 합의를 이뤄내도 또다시 불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협상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자유한국당을 버리고 국회의사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인지 자유한국당을 계속 끌어안으면서 식물국회로 가야 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끝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면 아무래도 국회 정상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고민이 상당히 많이 되고 있는 대목이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자유한국당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있지만 국회 정상화라는 차원을 살펴보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국회의사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당분간 이 문제를 놓고 바른미래당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른미래당의 선택 여부에 따라 향후 국회의사일정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 국회의 상황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국회가 정상화될 것인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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