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나경원 리더십 훼손 자한당 ‘흔들’
황교안·나경원 리더십 훼손 자한당 ‘흔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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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회 정상화 합의 불발 원인 제공
황교안, 각종 구설수 반복에 리더십 타격

지도부 정치 철학 부재 불필요한 논란 발발
내년 총선 앞두고 리더십 손상…교체론까지
최근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나경원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나경원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지도부의 철학 부재로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백지 등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황교안‧나경원 체재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패배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리더십 불신, 백지 등원론까지

지난 24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자유한국당 강경파의 반대로 추인이 불발됐다.

이후 나 원내대표는 재협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를 압박하고 있지만 다른 정당 원내대표들은 “재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여야 4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국회의사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무조건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MBC라디오에서 “그 당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도 지금 경제도 폭망이고 안보도 거의 실종 상황 아니냐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날(24일) 의원총회에서 ‘차라리 백지로 들어가자, 오히려 더 당당할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고 의총 상황을 전달했다.

장제원 의원이 KBS 사사건건에 출연, “백기 투항할 바에는 선제적으로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통해 주도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지지층에게 더 화끈해 보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강경파가 득세한 가운데에서도 백지 등원이 언급된다는 것은 현재 자유한국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당직자는 “나 원내대표는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것이 정답이다”하며 “지난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는 협상 합의문에 도장을 찍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협상을 파기했고 그때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에서 사퇴를 한 만큼 나 원내대표도 사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 각종 구설수 오른 황교안

문제는 황 대표도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 논란에, ‘무(無)스펙 아들 거짓말’ 논란에, 여성 성인지 감수성 논란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대여 강경 투쟁으로 집토끼를 잡는 데 성공해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잠깐이었고 외연 확장은 역부족이었다.

이후 ‘경알못’ 논란이 불거졌다. 황 대표가 ‘최저임금 외국인 차등 적용’ 발언을 한데 이어 ‘임대아파트 세금 폭탄’, 수제화 자영업자 최저임금 등 현장과는 다소 동떨어진 발언을 해 경제를 알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무(無)스펙 아들’ 거짓말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20일 황 대표는 숙명여대에서 열린 대학생 특강에서 자신의 아들이 학점이 3점도 안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로 다른 스펙이 없는데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일화를 꺼내 들었다.

낮은 스펙으로 KT에 입사한 것을 두고 ‘취업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황 대표는 ‘아들의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이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이제는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고 황 대표는 “낮은 점수를 높게 이야기했다면 거짓말인데,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고 반박했다. 사과 대신 오히려 발끈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자유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가 주최한 ‘우먼 페스타’에서 일부 지역 여성당원들이 공연을 하던 도중 바지를 내리더니 흰 속옷에 빨간 글자로 ‘한국당 승리’라는 문구를 관중에게 보이며 엉덩이춤을 췄다.

문제는 황 대표가 “오늘 한 거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자유한국당 공연단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여성 존중이 없었다”면서 여성을 당 승리의 도구로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박수를 친 당 지도부의 성인지 감수성에 경악했다”고 힐난했다.

자유한국당 강경파가 득세한 가운데 현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루기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강경파가 득세한 가운데 현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루기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치 철학 부재가 야기한 논란들

구설수가 계속 이어지면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에게 뚜렷한 정치 철학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 철학을 갖고 움직였다면 애초에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확고한 철학을 가졌다면 나 원내대표의 경우 국회 정상화 합의 과정에서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했을 것이고, 의원총회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이야기하면서 의원들을 설득했을 것인데 국정 철학이 부재하면서 오락가락 혼선을 빚었다는 것이다.

황 대표 역시 ‘좌파 독재’라는 타이틀을 걷어내니 구설수에만 오르내리는 것도 철학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정치 철학을 확실하게 갖고 비전과 정책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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