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트럼프-김정은 만남, 비핵화 모멘텀
판문점 트럼프-김정은 만남, 비핵화 모멘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0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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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트럼프-김정은, 판문점서 만나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모멘텀 만든 계기가 돼

사실상 종전선언, 이제 형식적 선언만 남아
남북정상회담 물꼬 트여, 시기만 남은 상태
지난달 3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성사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이 확보됐다. (출처=노동신문)
지난달 3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성사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이 확보됐다. (출처=노동신문)

[한국뉴스투데이]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깜짝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이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이번 회동이 갖는 의미가 크다.

비핵화 협상 재개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사실상 종전선언이자 남북정상회담의 물꼬를 트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 깜짝 회동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회동이었다. 지난달 29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고 제안했을 때 성사 가능성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정상 간의 만남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였지만 이는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지난달 30일 뒤집혔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하며 판문점으로 나오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실제 만남 시간은 5분에서 15분 정도에 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빌려서 ‘Say Hello’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실제 53분의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북미정상회담’의 회동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번 만남은 비핵화 협상 재개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은 서로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오가는 레토릭(수사)은 다소 과격하고 격정적인 언어였다. 때문에 올해 안에 비핵화 협상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상당했다.

그런데 이번 회동을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가 이뤄지게 됐다. 수 주 내에 실무팀을 꾸려서 협상을 재개한다는 합의를 하면서 비핵화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미국 측 협상팀은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가 맡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이 우리의 훌륭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지휘 아래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아직까지 누가 협상 파트너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맡았지만 교체가 기정 사실화됐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위상이 높아지면서 비건 대표와 카운트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새로운 협상팀을 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새로운 협상팀을 꾸려서 수 주 내에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앞으로 2~3주 내, 7월 중순 정도가 될 것이다.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들이 모여 의견 교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판문점 회동 사실상 종전선언

이번 회동의 또 다른 결실은 사실상 종전선언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인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는 엄청난 의미가 부여된다.

휴전 상태에서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는 장소에 전쟁 당사자인 우리나라, 미국, 북한의 정상이 함께 모였다는 것은 그동안의 전쟁을 사실상 접고 전쟁을 끝내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상 종전선언을 천명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협정문 서명이나 공식적인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겠다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남으로 왕래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악수의 유래를 살펴보면 나 자신에게 무기가 없다는 의미로 악수를 하던 중세시대의 관습이다.

판문점에서 악수를 했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총구를 겨눌 의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형식적인 종전선언은 아마도 비핵화 협상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곧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약 1시간가량 이어졌다.  (출처=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약 1시간가량 이어졌다. (출처=노동신문)

◇ 남북정상회담 물꼬 트여

또 다른 의미는 남북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 측을 향해 맹렬히 비난을 퍼부었다.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하지 말라면서 감정이 섞인 논평이 이어졌다.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그런데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나눴다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짧은 만남이라도 만나서 해묵은 감정을 푸는 것이 필요하다. 이날 만남은 해묵은 감정을 풀기 좋은 자리가 됐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특히 비핵화 협상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려야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남북정상회담으로 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동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판문점 자유의 집을 나와서 북한 땅으로 향할 때 트럼프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이 상당히 열려있다는 해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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