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리더십 추락 돌파구는
황교안 리더십 추락 돌파구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03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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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2위로 하락해
막말 단속 실패, 부메랑 돼서 돌아와

국회 파행 책임론 벗어날 길 없어
정치원로와 잇따른 만남 돌파구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순위가 1위에서 2위로 하락했다. 당 막말 논란 단속 실패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보가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순위가 1위에서 2위로 하락했다. 당 막말 논란 단속 실패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보가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자리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보여줬던 황 대표의 리더십에 실망한 보수층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순위 하락

보수층의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2인을 대상으로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황 대표는 지난 5월보다 2.4%p 내려간 20.0%로 2위였다. 1위는 지난달보다 선호도가 0.4%p 상승한 이낙연 국무총리(21.2%)가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4~2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만7406명 중 2504명이 응답해 4.4%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당 안팎에선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추락이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자유한국당의 행보와 당 수뇌부로써의 황교안 대표의 모습이 지지층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황 대표가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 막말 단속 실패가 리더십 추락 최대 요인

황 대표의 리더십이 추락하게 된 것은 막말 단속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18 망언 의원들과 세월호 막말 관련 정치인들의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 안팎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른바 ‘달창’ 발언을 하면서 막말 퍼레이드가 사직됐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낫다”고 발언했고, 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유람선 골든타임 3분’ 발언을, 한선교 전 사무총장은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 발언을 했다.

이처럼 막말 논란이 주로 당 지도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막말 단속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 대표는 초반에는 ‘사과’를 했다. 황 대표는 “국민들께 송구하다”면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유럽 순방을 더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민경욱 대변인이 ‘천렵질’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황 대표는 “막말이라고 하는 것이 막말”이라면서 민 대변인을 두둔하기 시작했다.

막말을 단속해야 할 황 대표가 오히려 막말을 두둔하기 시작하면서 국민적 정서와 동떨어졌다는 평가다.

◇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도 감점 요소

여기에 황교안 대표 간 국민적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나가 지지도 하락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19일 외국인 임금 차별을 공공연하게 밝혔고, 지난달 20일 숙명여대 강연에서 ‘아들 취업 자랑’을 했다. 그러자 무스펙 대기업 입사가 취업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수사선상에까지 올랐다.

그런 가운데 황 대표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아들의 학점과 토익 점수를 낮췄다”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어나자 황 대표는 “점수를 높여 말해야 거짓말이지 낮춰 말한 게 왜 거짓말이냐”고 오히려 따졌다.

황 대표는 경남 여성당원들의 엉덩이춤 논란이 일어났을 때에도 “언론이 좌파에 점령당하면서 한국당의 사소한 잘못도 크게 보도된다”면서 오히려 언론 탓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84일 간 국회 파행의 책임 여부였다. 황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결정적인 책임은 아무래도 국회가 계속 표류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여야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국회 정상화 합의를 이뤘지만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거부하면서 파행 책임론이 불거졌다.

급기야 지난달 28일 부랴부랴 국회 복귀에 합의를 했지만 장기간 국회 파행의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 비전도 철학도 없는 행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지지도 하락은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수층 차기 대권 주자로써의 입지를 잃게 될 것 이라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지지도 하락은 리더십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수층 차기 대권 주자로써의 입지를 잃게 될 것 이라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황 대표가 가장 큰 문제는 비전도 철학도 없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했을 때만 해도 ‘좌파독재’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지지층 결집을 이뤄냈다.

하지만 외연 확장을 하기 위해 중도층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신기루 환상이 깨지는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들어 황 대표가 계속해서 정치원로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6일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15일엔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김진태 의원과 단독 회동을 했고,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과 만났고, 2일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회동했다. 이밖에 박관용 전 국회의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신각수 전 외교통상부 차관 등과의 만남도 가졌다. 특히 지난 1일 김무성 의원과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들과의 만남에 대해 언론들은 일제히 ‘보수대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결국 내부 단속용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 관계자는 “만약 황 대표가 잘 나가는 인물이었다면 정치원로들을 만나지도 않고 독자 행보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도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정치원로들을 만나 자문을 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보수대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치원로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 황 대표가 정치원로를 배제한 채 공천권을 행사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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