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회동 제안한 황교안 속내는
문 대통령 회동 제안한 황교안 속내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16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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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전에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고 선언
얼마 지나지 않아 5당 대표 회동 전격 수용

황교안의 노림수는?… 자유한국당의 현실은
합의점 도출 쉽지 않아… 만남 자체로 의미
문재인 대통령과의 1 대 1 회담을 고집해 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어떤 방식의 회담이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부산 방문 다시 모습.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의 1 대 1 회담을 고집해 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어떤 방식의 회담이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부산 방문 다시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과 얼마 전까지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 간의 만남을 ‘들러리’로 규정했다.

그런 황 대표가 갑작스럽게 문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오는 18일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간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 위기의식 느낀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렸던 경제인 간담회에 대해 그다음 날인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내 정치용 이벤트에 기업인과 야당을 들러리 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런 황 대표가 갑작스럽게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어떤 회동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나흘도 되지 않아서 회동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어리둥절한 분위기였다.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발언대로라면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만남이 쉽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황 대표가 갑작스럽게 회동 수용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5당 사무총장이 만나 회동에 대한 실무협상을 추진했다. 그리고 오는 18일 회동이 이뤄진다.

사실 그동안 황 대표는 5당 대표 회동을 거부해왔다. 황 대표는 “정치공학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끼워서 하면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거다”라며 “일대일 회담이라면 얼마든지 좋다”며 일대일 회담을 고집했다.

5당 대표 회동이 될 경우 자칫하면 들러리를 설 수도 있다고 판단했고, 바른미래당 이외에는 사실상 범여권이라고 판단한 황 대표로서는 5당 대표 회동이 자칫하면 자신에게 공격이 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에 5당 대표 회동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경제 상황이 악화된 시점에서 회동 제안을 계속 거부할 경우 비판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을 요량으로 회동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5당 대표 회동을 수용해 대권 주자로써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만난다고 해도 과연

문제는 회담이 진행된다고 해도 얼마나 꼬인 정국을 풀 수 있을 지다. 우선 의제 설정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생각하는 의제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하는 의제가 다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생각하는 의제가 다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본 경제보복 이슈는 포함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슈,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선거제 개혁, 개헌 등의 이슈는 각자의 의견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의제를 조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통된 의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고, 그에 따른 대화의 형식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 사람 당 5분씩 발언을 해도 30분이 훌쩍 넘어간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 당 자기 할 말만 하고 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발언을 배분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문 대통령이 주로 듣고 5당 대표가 번갈아 가면서 발언을 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황 대표가 과연 얼마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또한 이날 회동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의제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날 회동에서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그러자면 상당히 많은 논의를 실무협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날 회동에서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그러자면 상당히 많은 논의를 실무협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날 회동에서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그러자면 상당히 많은 논의를 실무협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진/뉴시스)

◇ 일본 경제보복 비판 목소리 나오나

일각에서는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비판에 대한 공통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자유한국당 역시 최근 들어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경제보복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는 논조였지만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의 잘못과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일본 정책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황 대표는 ‘일본 특사 파견’을 주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일본 특사 파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대답할지도 미지수다.

이미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응답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5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꼬인 정국을 풀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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