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결국 분당의 길로
민주평화당 결국 분당의 길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1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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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토론 열었지만 결국 대안정치 결성으로
민주평화당 당권파 ‘자강론’ 설파, 간극 커

제3지대 빅텐트론, 얼마나 효과 있을지는 미지수
바른미래당 분당에도 영향, 정계개편으로 이어져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가 결국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가 결국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민주평화당이 결국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 당내 비당권파는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저녁 민주평화당은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비당권파가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주장하며 정동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 비당권파는 대안정치를 결성하기로 했다. 비당권파는 탈당이나 분당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분당 수순을 밟게 됐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 끝장토론 결굴 분당으로

끝내 민주평화당이 둘로 쪼개졌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16일 저녁 서울 마포구 소재 식당에서 당의 미래를 논하기 위한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비당권파는 정동영 대표가 사퇴를 하고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고 요구했지만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자강론을 내세우면서 이 요구를 묵살했다.

이에 결국 비당권파는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결성을 발표했다.

대안정치 결성에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이 동참했다. 유성엽 원내대표가 대표를 맡고 최경환 의원이 대표간사를, 장정숙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다.

아직까지는 과도기구 형식이기에 비당권파는 ‘탈당’이나 ‘분당’ 혹은 ‘신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분당을 위한 수순 밟기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비당권파가 내세운 논리는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모두 망한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이라는 이름으로 총선을 치르게 되면 거대 양당 사이에서 패배를 하기 때문에 합리적 개혁세력을 모아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권파는 제3지대 정당을 만들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스스로 일단 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이 부딪히면서 그동안 많은 갈등을 안아왔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그동안 자강론과 제3지대론 사이에서 상당한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이 결국 전날 터진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총선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때문에 자강론이냐 제3지대론이냐를 놓고 고민을 벌이다가 총선 공천을 앞두고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총선 전 분위기다.

따라서 민주평화당도 자강론과 제3지대론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고, 그에 따른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비당권파가 대안정치를 결성하기로 함에 따라 이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 분당은 아니라고 하지만

비당권파는 분당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당권파도 어차피 제3지대에서 만날 수밖에 없으니 분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합리적 개혁세력의 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한 중간지대라는 것이다.

빅텐트를 쳐서 합리적 개혁세력을 모두 흡수해 총선 승리를 일궈낸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이라는 조그마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집을 만들어서 총선 승리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따라서 비당권파는 분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당권파는 비당권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 때만 되면 공천권을 누가 틀어쥐느냐를 놓고 항상 갈등을 해왔고, 자신들에게 공천권이 쥐어지지 않으면 탈당을 하는 것이 그동안에 있어왔고, 그때마다 ‘빅텐트론’을 설파했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정치적 소신 등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총선 승리나 공천에만 혈안이 돼있다면서 이제는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평화당이라는 깃발을 계속 유지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옷만 바꿔 입고 집을 옮긴다고 해서 과연 유권자들이 곱게 봐줄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평화당을 개혁해서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자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손 대표는 추석 전까지 지지율 10%가 나오지 않으면 사퇴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최근 입장 변화를 보이는 기류가 엿보였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손 대표는 추석 전까지 지지율 10%가 나오지 않으면 사퇴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최근 입장 변화를 보이는 기류가 엿보였다. (사진/뉴시스)

◇ 바른미래당과의 관계는

어쨌든 비당권파가 대안정치를 결성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정계개편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이날 끝장토론에는 바른미래당 소속 박주현, 장정숙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안정치 결성이 바른미래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손 대표는 추석 전까지 지지율 10%가 나오지 않으면 사퇴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최근 입장 변화를 보이는 기류가 엿보였다.

따라서 손 대표의 사퇴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승민 전 대표의 목소리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도 분당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에서 대안정치가 결성되면 바른미래당 내부에 있던 민주평화당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바른미래당의 분당에 불을 당기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민주평화당의 분당이 민주평화당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수야당들의 정계개편으로 확산되면서 보수대통합까지 도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민주평화당에서 대안정치가 결성됐다는 소식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정계개편의 시즌이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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