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外風)에 셈법 복잡해지는 여야
외풍(外風)에 셈법 복잡해지는 여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25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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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中·러·北에 따라 각 정당 일희일비
외부저 요인에 지지율 요동치고 있어

내년 총선 앞두고 신친일 vs 안보무능
프레임 전쟁 따라 각 정당 선거전략도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독도 영공을 침범한데 이어 25일 새벽 북한이 원산만을 향해 불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두농위 주한 중국무관이 초치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왼쪽). 들어서고 있다. 초치된 마르첸코(왼쪽) 주한 러시아무관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독도 영공을 침범한데 이어 25일 새벽 북한이 원산만을 향해 불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두농위 주한 중국무관이 초치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왼쪽). 들어서고 있다. 초치된 마르첸코(왼쪽) 주한 러시아무관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치권이 외풍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에 여야 모두 조그마한 이슈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라는 태풍이 강력하게 불면서 자유한국당이 휘청거렸다. 그런데 이틀 전인 23일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독도 영공을 침범한데 이어 25일 새벽 북한이 원산만을 향해 불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 일본이라는 직격탄 맞은 자유한국당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에 정치권은 조그마한 이슈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은 내년 총선 때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들어갔기 때문에 조그마한 이슈에도 정당 지지율은 널뛰기를 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적 요인보다는 국외 즉 외풍(外風) 이슈가 부각되면서 정당은 그에 따라 일희일비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에 이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정당의 지지율이 춤을 추고 있기 때문에 각 정당으로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은 일본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무슨 언행을 해도 친일파로 낙인찍힌다”는 말이 있듯이 자유한국당의 최근 발언이나 행동을 모두 친일로 낙인이 찍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인사들은 실체 없는 친일 낙인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친일’로 이미지가 굳어버린 상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미지라는 것이 한번 굳어지기 시작하면 바꾸기 쉽지 않다. 특히 정당은 더욱 그러하다. 신친일 이미지는 내년 총선까지 갈 것이며, 그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힘든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의 최근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신친일 프레임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전문가는 “신친일은 자유한국당에게는 ‘늪’과 같은 존재다. 허우적거릴수록 오히려 깊은 수렁에 빠진다. 그럴 때는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늪에서 벗어나는 길이다”고 조언했다.

자유한국당이 자신은 신친일이 아니라고 주장을 해도 이미 굳어져버린 낙인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친일 프레임 대신할 다른 프레임을 찾아서 프레임 대 프레임의 대결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 러시아·중국의 KADIZ·독도 영공 침범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군이 즉각적으로 러시아 군용기를 독도 영공 밖으로 몰아냈지만 자유한국당은 역공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일제히 정부의 안보 무능을 지적하며 ‘안보 프레임’을 갖고 ‘신친일 프레임’을 대항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현 상황을 구한말에 비유해서 국가 발전을 게을리 한 무능한 왕조가 멸망을 막지 못한 처참한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우리 정부의 안보 무능을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 안보 이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은 당 북핵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성명을 냈고, 중국과 러시아, 일본에 대한 군사적 위기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군사적 위기 고조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안보 이슈를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응을 적절하게 잘했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비판은 오히려 정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공군이 러시아 군용기를 독도 영공 밖으로 몰아낸 것에 대해 칭찬을 하지 못할망정 문재인 정부 비난에만 나서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안보 무능 프레임에 말려들어가지 않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계산이 깔려 있다.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과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 남완수 합참 작전3처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에 중국-러시아 군용기 카디즈 침범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과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 남완수 합참 작전3처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에 중국-러시아 군용기 카디즈 침범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북한의 불상의 장거리 발사체 발사

이런 가운데 북한은 25일 새벽 원산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 발사체는 2발이며 430km를 비행했다. 이는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8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태세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장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보 무능에 이어 대북정책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을 자유한국당이 강조함으로써 신친일 프레임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 이후 재개된 비핵화 실무협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노심초사해질 수밖에 없다.

모처럼 훈풍을 탄 한반도가 다시 한파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보 한파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힘든 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각 정당은 외풍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프레임 전쟁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고, 그때마다 외부적 요인에 따라 지지율은 널뛰기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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