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자유한국당 비박계, 내년 총선 걱정
떨고 있는 자유한국당 비박계, 내년 총선 걱정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26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교안·나경원, 친박계 전면 배치
주요 요직맡은 친박, 비박은 찬밥

비박계, 내년 총선 공천룰 예의주시
공화당과 통합, 비박계는 노심초사
▲친박계가 국회와 당권을 싹쓸이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비박계 공천 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는 “계파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친박계가 국회와 당권을 싹쓸이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비박계 공천 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는 “계파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 비박계가 내년 총선 걱정 시작했다. 친박계가 국회와 당권을 싹쓸이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비박계 공천 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당의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면 친박계가 당은 물론 국회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비박계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내년 총선 공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도로 친박당이 된 것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는 비박계 인사들이 내놓은 반응들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당권은 물론 국회 주요 요직도 친박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김재원 의원을 앉힌데 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앉은 박순자 의원을 끌어내리기 위해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당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앉아 있는 김세연 의원을 끌어내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몫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유기준 의원을 내정했다. 또한 친박계 박맹우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친박 세상이 됐다. 비박계 인사가 주요 요직에 앉았다는 것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 모든 과정을 살펴보면 비박계는 배제하고 친박계는 주요 요직에 배치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친박 세상으로 점철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친박계의 뒷배를 얻고 당 대표에 당선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비박계 인사들도 못 마땅한 눈빛이다.

박순자 국토위원장은 아예 대놓고 나 원내대표를 가식적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비박계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이 정도까지 친박으로 치우쳐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했다는 반응이다.

황 대표가 친박계 뒷배를 얻고 당선됐기 때문에 비박계를 어느 정도는 배제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철저하게 배제할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 못했다.

물론 황 대표는 계파는 없다면서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비박계는 그야말로 속이 부글부글 타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박계 인사는 우리는 사실상 뒷방 늙은이나 다름없다. 친박계가 국회 요직과 당 요직 모두 차지해서 친박이 모든 것을 주무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폐족이 돼야 할 계파는 친박계인데 오히려 비박계가 폐족이 된 것 같은 상황이라는 불만도 있다.

▲친박계가 공천 과정에서 대놓고 개입을 하기 시작한다면 비박계 공천 학살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친박계가 공천 과정에서 대놓고 개입을 하기 시작한다면 비박계 공천 학살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내년 총선 공천은 어쩌나

비박계의 또 다른 걱정은 내년 총선 공천이다. 최근 당 신정치특별위원회는 내년 총선 때 정치 신인에게 최대 50%의 가산점 50%의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한 지난 전당대회 당시 태극기 부대가 대거 유입된 점도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친박계가 주요 당직을 차지하고 있게 된다면 아무래도 친박계 정치신인의 진출은 더욱 용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태극기 부대가 내년 총선 공천 경선 과정에서 표심으로 작용한다면 비박계는 더욱 힘을 쓸 수 없게 된다.

여기에 공천룰을 비박계에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고무줄 공천룰을 적용한다면 아마도 비박계는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을 했다가 복당한 비박계는 노심초사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당 사실이 부각된다면 복당파는 공천 학살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교체하려고 한 것도 여의도연구원이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친박계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만들기 위해 김세연 원장을 교체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록 황 대표가 계파는 없다고 말했지만 비박계는 그것은 황 대표의 생각이라면서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박계가 공천 과정에서 대놓고 개입을 하기 시작한다면 비박계 공천 학살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보다 공정한 공천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공정한 공천 룰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공화당과 선거연대?

최근 불거진 우리공화당과의 선거연대 역시 비박계가 걱정을 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박맹우 사무총장과 당 중진의원들이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와 함께 자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당-우리공화당 선거연대설까지 불거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의원 10석을 빌려줘서 세를 불리게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소문이 돌았다.

물론 박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중진의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 반응이다.

게다가 총선 직전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통합이라도 하면 비박계는 완전히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비박계 재선인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한국당이 과거로 회귀해 2016년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고 있다당의 핵심부를 모조리 장악하더니, 급기야 우리공화당과 공천 나눠 먹기논의까지 했다고 한다. 그 용기 없음에 몸서리가 쳐진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비박계가 특별히 반격할 카드가 없다는 것. 당의 주요 요직을 친박계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격을 할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 가장 문제인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