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일 프레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자유한국당 친일 프레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7.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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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아니라 주장하지만 오히려 이미지 악화
한국당이 자초한 친일 프레임 누구 탓할까?

프레임 대결에서 패배하는 자유한국당
내년 총선 프레임 전쟁의 승패는 과연
자유한국당이 친일 프레임에 갇혀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만든 프레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친일 프레임에 갇혀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만든 프레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황교안 대표.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친일 프레임에 갇혀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만든 프레임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고 하면 코끼리가 더 생각나듯이 자유한국당은 계속해서 “친일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친일 프레임을 벗어나지고 못하고 있으며 이는 자유한국당의 이슈 전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친일 아니라고 외치지만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조지 레이코프가 출간한 서적이다. 자신이 버클리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과제를 내었지만 그 과제를 성공한 즉,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은 학생을 찾지 못했다. 학생 모두 코끼리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유명한 일화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만고불변의 법칙처럼 상용되고 있다.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다. 프레임 전쟁에서 누가 어떤 프레임을 갖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자유한국당의 ‘친일 프레임’은 자유한국당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자유한국당은 친일 아니라고 외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친일 프레임을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단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부터 기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3월 공식석상에서 “우리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다음날 “반민특위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친일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 발언이 ‘나베경원’이라는 단어까지 탄생하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토착왜구 나베’라는 단어가 나오게 됐다.

그리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발생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아베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러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자유한국당은 친일’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조국 전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을 통해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 등을 반문하면서 불 난 곳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친일 아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사람들 마음속에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프레임이 작동되고 있었다. 그리고 지지율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

결국 자유한국당은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를 했다. 자유한국당이 자초를 했거나 자유한국당의 주장대로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친일 프레임을 덧씌웠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자유한국당=친일’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친일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이다. 즉, 일본 수출규제라는 거대한 이슈 속에서 친일 프레임이 형성됐다면 자유한국당 스스로 ‘친일’이라는 단어 자체를 꺼내 들지 말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계속해서 ‘친일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이 친일 인사가 더 많다’는 식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그런 공세는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더욱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공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일 프레임에 걸려들었으면 아예 친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꺼내 들지 않으면서 화제를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인사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프레임에 걸려들면 그 프레임이 빠져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은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또 다른 문제는 공세의 다양화로 인한 피로감이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프레임을 갖고 꾸준하게 공세를 해야 하는데 그런 꾸준함이 없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슈를 전환하려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 탓을 돌리면서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피로감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슈를 전환하려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 탓을 돌리면서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피로감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사진/뉴시스)

◇ 이슈 전환이 오히려 독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슈를 전환하려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 탓을 돌리면서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피로감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차라리 경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상승했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조그마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 탓으로 돌리면서 큰 이슈가 터지게 되더라도 국민이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북한 목선 귀순 문제나 일본 수출규제 문제나 러시아 독도 영공 침범 및 중국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은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이유는 그동안 조그마한 사안에도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에 국민적 피로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를 하거나 이슈 주도권을 제대로 쥐지 못하고 있기에 내년 총선에서도 상당히 고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심판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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