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3일간 4차례 도발, 지소미아 운명은
北 13일간 4차례 도발, 지소미아 운명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8.06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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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미사일 발사 실험, 북한 의도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외면, 우리 태도는

일본 무역보복 지소미아 파기 카드
北 미사일 실험으로 지소미아 운명
북한이 6일 새벽 또다시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한미군사훈련에 반발하는 뜻으로 해석되며 13일 동안 총 4차례 도발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6일 새벽 또다시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한미군사훈련에 반발하는 뜻으로 해석되며 13일 동안 총 4차례 도발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은 전략적 외면을 하고 있지만 북한을 머리 위에 얹고 사는 우리로서는 외면이 쉽지 않다. 일본 무역보복 전쟁의 대응 수단으로 꺼내든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카드가 표류하게 생겼다.

◇ 미국의 전략적 외면

13일 동안 4차례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에 반발하는 뜻으로 발사를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실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핵화 협상을 하기 전에 핵보유국이자 장거리 미사일 발사국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그만큼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얻을 것이 많기 때문에 실무협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발사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하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 위주로 발사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전략적 외면을 하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어느 나라이든 실행하는 것이라면서 애써 외면하고 있다. 자국의 영토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일단 용납하고 보겠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호들갑을 떨게 된다면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주도권을 북한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여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을 한다면 그동안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허언이 되기 때문에 애써 전략적 외면을 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도 북한이 자국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발사이기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전략적 외면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애써 외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전략적 외면 불가능한 한국

우리는 전략적 외면이 불가능하다. 북한을 머리 위에 얹고 사는 우리로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13일 동안 4차례 실험 발사를 했다는 것은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실험 발사 때마다 우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미군사훈련이 지난 5일부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비난 성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한미군사훈련이 끝나는 시점까지 발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문제는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처럼 전략적 외면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에 대해 이제는 메시지를 내야 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 많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유감’ 정도로 표시를 하고 있지만 계속된 발사 실험에 대해 메시지를 내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 깊다. 만약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내보낼 경우 향후 한반도는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북 강경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면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우리에게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정부에 대한 맹비난도 함께 하면서 대남 메시지는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하면서도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을 전개할 수 있게 하는 대북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8.15 광복절을 전후로 대북 메시지를 통해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우리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 카드가 일본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북한의 발사 실험이 도와주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뉴시스)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우리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 카드가 일본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북한의 발사 실험이 도와주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소미아 파기의 운명은

문제는 지소미아 파기의 운명이다. 일본의 무역보복 전쟁의 대응 카드로 내세운 것이 지소미아 파기다.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파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이 무역보복을 계속 유지한다면 파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한다고 했기 때문에 서로 신뢰할 수 없는 관계에서 군사정보를 교류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군사정보 교류라는 것이 결국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살펴볼 때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지소미아 파기 카드를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보수 야당들은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그 우려에 대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있는 이때에 지소미아를 파기할 경우 우리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보수 야당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다면 보수야당들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되면서 지소미아 파기 반대 여론이 뜨거워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우리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 카드가 일본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북한의 발사 실험이 도와주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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