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길 접어든 평화당·미래당, 패스트트랙 운명은
분당 길 접어든 평화당·미래당, 패스트트랙 운명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8.1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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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위기 빠진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 반대론자 신당 창당 가능성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하지만 처리는 힘들어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내심 반기는 분위기
민주평화당 내 대안정치연대는 12일 오늘 분당을 결행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그동안 협상을 벌여왔던 대안연대는 정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평화당 내 대안정치연대는 12일 오늘 분당을 결행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그동안 협상을 벌여왔던 대안연대는 정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민주평화당이 12일 분당을 하고, 바른미래당도 곧 분당의 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열차를 탄 선거제·사법개혁 법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대로 분당이 되고, 제3지대 정당이 탄생하게 된다면 패스트트랙의 운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된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운명 역시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 12일 민주평화당 분당

선거제·사법 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열차를 태울 4월 말만 해도 과연 패스트트랙 열차가 종점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팽배했다. 그런 의구심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극렬 반발로 인해 패스트트랙 열차는 탈선의 위기에 봉착하면서도 그동안 잘 굴러갔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열차는 또 다른 운명의 갈림길에 서있다. 분당이라는 변수에 부딪히면서 과연 탈선의 길로 갈 것이냐 종점까지 무사히 갈 것이냐의 운명에 놓여 있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운명에 따라 패스트트랙 열차의 운명도 갈라진다. 그만큼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운명도 예측할 수 없다.

민주평화당 내 대안정치연대는 12일 오늘 분당을 결행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그동안 협상을 벌여왔던 대안연대는 정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판단, 탈당을 선택한 것이다.

이들은 현 정동영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 탈당을 해서 제3지대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정당에는 바른미래당 호남 세력을 비롯해 여러 세력과 함께 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당 내부도 상당히 복잡해진 양상이다. 유승민계는 계속해서 손학규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끝까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바른미래당도 곧 분당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른미래당 내부는 이미 사실상 분당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그 분당의 시기가 언제냐라는 것만 남았지 바른미래당이 하나의 정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 패스트트랙 공조는 어디로

이처럼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미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면서 선거제·사법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안연대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연대 대표를 이끌고 있는 유성엽 의원은 이미 지난 5월 패스트트랙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특히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서는 그대로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주 의원 역시 선거제 개혁안의 수정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잔류파는 정 대표를 비롯해 5명인데 이들만으로는 패스트트랙 목소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분당 사태로 접어들게 되면 패스트트랙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무엇보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패스트트랙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분당을 하게 된다면 패스트트랙 열차는 탈선될 수밖에 없다.

패스트트랙 열차가 종착역까지 무사히 안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대해 논의는 하겠지만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열차가 종점까지 무사히 도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른미래당 내부도 상당히 복잡해진 양상이다. 유승민계는 계속해서 손학규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끝까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내부도 상당히 복잡해진 양상이다. 유승민계는 계속해서 손학규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손 대표는 끝까지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과 한국당 운명은

패스트트랙 열차가 종착역에 무사히 안착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패스트트랙에 마지못해 동조했던 의원들에게는 가뭄의 비소식이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이 통과되면 지역구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지지율 체제라면 내년 총선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패스트트랙 통과 이후 많은 의석수를 소수정당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오히려 패스트트랙 열차의 탈선을 원하는 의원들도 있다.

승자독식주의의 소선거구제 하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현재 자유한국당 지지율의 2배 정도 차이가 나게 되면 상당히 많은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자유한국당 역시 패스트트랙에 상당한 반대를 해왔기 때문에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싫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선거제를 유지하게 된다면 영남 의석을 확보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지금의 선거제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만약 선거제가 바뀌게 된다면 영남에서도 의석수를 빼앗기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의석수가 적어지게 되면서 소수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도 지금의 패스트트랙 열차가 탈선되기를 바라고 있는 일부 의원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결코 싫지 않은 입장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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