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잔반’(殘班) 발언 노림수는
홍준표 ‘잔반’(殘班) 발언 노림수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8.13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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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은 허수아비 당 대표 ‘직격탄’
친박은 잔반 표현, 친노 폐족과 유사

내년 총선 당선 가능 지역 출마 원해
황교안 ‘제압’하고 친박 견제로 ‘공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친박을 잔반(殘班 : 몰락한 양반)으로 표현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정국과 좌파 광풍 시대를 초래한 그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라면서 친박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친박을 잔반(殘班 : 몰락한 양반)으로 표현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정국과 좌파 광풍 시대를 초래한 그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라면서 친박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날은 세우고 있다. 특히 친박을 잔반(殘班)이라고 표현하면서 맹렬히 비난을 가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잔반(殘班) 표현한 홍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스라소니’로 불린다. 무리를 일궈내는 ‘하이에나’보다는 혼자 돌아다니는 스라소니에 가깝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정치 인생에서 무리를 일궈본 일이 잘 없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할 정도다. 다른 정치인들은 무리를 짓고 세력을 이뤄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반면 홍 전 대표는 혼자서 일을 해내는 스타일이다.

그런 그가 최근 들어 계속해서 당 지도부와 친박을 향한 비판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연일 황교안 대표와 친박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친박을 잔반(殘班 : 몰락한 양반)으로 표현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정국과 좌파 광풍 시대를 초래한 그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 정치책임을 진 사람이 있습니까?”라면서 친박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소된 다른 사람들이야 정치책임이라기보다 비리책임”이라며 “그래서 책임 안 지고 남아있는 사람들을 잔반(殘班)이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친박을 잔반으로 표현했다.

또한 홍 전 대표는 “나를 비박으로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며 “지난 탄핵 대선 때 친박들이 숨죽이고 있을 때도 탄핵도 반대하고 분당도 반대했던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탄핵재판의 부당성도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대국민 호소까지 했었다”면서 “나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홍준표로 정치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페이스북 글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홍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복귀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자 “지난번에는 탄핵 총리 복귀를 막기 위해서 나서 보려 했으나 지금은 당 대표에 다시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처럼 허수아비 당 지도부를 앉혀 놓고 잔반들이 준동하는 모습으로는 당의 미래가 없다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면서 황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 홍준표의 발언 의도는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를 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급전직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30%대를 넘어 40%를 돌파할 것 같았던 지지율이 최근 친일 논란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황 대표 체제로 과연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황 대표 교체론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복귀하기까지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대권 도전에서 실패를 했던 정치인, 당 대표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정치인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로 복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홍 전 대표가 황 대표와 친박을 겨냥해 계속적으로 비난을 가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대표가 아닌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내년 총선 공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당 대표를 ‘허수아비 당 대표’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은 황 대표와 같은 반열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사진/뉴시스)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당 대표를 ‘허수아비 당 대표’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은 황 대표와 같은 반열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사진/뉴시스)

◇ 황교안 제압하고 친박 견제하고

홍 전 대표가 총선용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홍 전 대표는 “나는 당을 위해 험지에서 희생해왔다”며 “내년 1월에 의미 있는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996년 송파갑 지역에 출마해서 승리한 경험과 2001년 강북 험지인 동대문을에서 당선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항상 험지에서 출마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것도 ‘희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에 의미 있는 지역에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의미 있는 지역’이라는 것은 결국 당선 가능한 지역을 의미한다.

홍 전 대표가 동대문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끝으로 원외 인사가 됐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에서는 당선 가능한 지역에서 출마를 해서 원내 인사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자면 ‘공천’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황 대표를 제압하는 것이 필요했다. 황 대표를 ‘허수아비 당 대표’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은 황 대표와 같은 반열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또한 친박을 잔반(殘班)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당선 가능한 지역에 출마하려는 친박 인사들을 견제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홍 전 대표가 출마하려는 지역이 대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친박이 출마를 해서 당선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홍 전 대표로서는 친박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황 대표와 친박을 연일 비판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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