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0원짜리 지분 5100만 달러 인수 의혹
KT&G, 0원짜리 지분 5100만 달러 인수 의혹
  • 차지은 기자
  • 승인 2019.08.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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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당시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 협박 있었나?
“요구 들어주지 않으면 법적 조치”…휴지조각 지분 556억 인수

[한국뉴스투데이] KT&G가 이명박 정부 당시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가치 0원의 지분을 모종의 이유로 5100만 달러(한화 약 556억원)에 인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지난 13일 2015년 초 트리삭티 전 소유주 조코가 KT&G에 ‘당초 약속대로 트리삭티 잔여 지분을 5100만 달러에 사가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한 문서를 입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T&G가 이명박 정부 시절 890억원에 지분 51%를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가 경영악화로 장부상 지분가치가 0원이 된 상황에서 구주주 조코로부터 잔여 지분을 51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에 앞서 KT&G는 2011년 트리삭티 지분 51%를 취득할 당시 조코의 요구대로 890억원을 조세회피처와 연결된 페이퍼컴퍼니로 입금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KT&G와 조코의 거래 과정에서의 석연치 않은 과정과 연관된 문서를 확보해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조 지분 인수 당시에 모종의 이면 약정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결과 조코가 협박문서를 보낸 2015년 당시 트리삭티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던 페이퍼컴퍼니 렌졸룩의 장부상 지분가치는 0원이었지만 조코는 트리삭티 잔여 지분 40% 3000만 달러, 전환사채(CB)를 800만 달러, 자회사 MMM 지분 34%를 1300만 달러로 평가하면서 당초 합의한 금액보다 할인된 가격임을 강조했다.

당시 조코는 KT&G 잔여지분 인수를 요구하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법적인 수단을 선택하게 되면 인도네시아 담배 공장의 모든 공정이 중단될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이후 KT&G는 트리삭티의 지분가치를 1000억원으로 재평가하고 2017년 초 트리삭티와 자회사 MMM의 잔여 지분과 CB를 562억원에 인수했다.

그간 KT&G는 이와 관련한 검찰 조사에서 트리삭티의 경영권 취득 및 잔여 지분 취득 과정을 모두 정상적 거래였으며, 2016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출시한 신제품 ‘에쎄 크레텍’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어서 동남아 시장 확대 등을 위해 보다 공격적 투자가 요구됐으나 조코와 의견이 맞지 않아 잔여 지분을 사들인 후 그와 관계를 정리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이 같은 KT&G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차지은 기자 jijijibe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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