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선언, 바른미래당 갈등 봉합되나
손학규 선언, 바른미래당 갈등 봉합되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8.19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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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당 수습’ 방안 제시 전망
유승민·호남계 마음 잡을 수 있을까

대표직 유지하면 끝내 분당 사태 맞을 수도
유승민계, 한국당 박근혜 탄핵 입장 정리 필요
바른미래당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이번 주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갈등을 봉합할 내용을 밝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이번 주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갈등을 봉합할 내용을 밝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바른미래당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이번 주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갈등을 봉합할 내용을 밝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언 하나로 당내 갈등이 봉합될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의 결별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 추석 전 10% 지지율 올리지 않으면 사퇴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태생적으로 섞일 수 없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의 결단으로 뭉친 집단이다. 이 두 집단은 서로 정체성이 다름에도 2018년 지방선거를 위해 통합된 정당이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갈라서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당내 갈등은 올해 재보궐선거 이후 불거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서로 총질하기 바쁜 상황이다.

비당권파는 손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아서 손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이고,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갖기 위한 몽니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면서 당내 갈등은 목불인견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손 대표는 추석 전까지 지지율 10%를 올리지 않으면 사퇴를 하겠다는 입장을 진즉에 밝혔지만 비당권파는 그런 입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내 갈등은 서로에 대한 폭로전으로 이어갔다.

손 대표는 비당권파의 배후에 유승민 전 대표가 있다고 판단, 유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비당권파는 손 대표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표회의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회의가 됐다. 즉, 최고위원회의에는 비당권파 사람들이 불참하고, 원내대표회의는 당권파 사람들이 불참하면서 서로의 갈등만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진즉에 이들이 갈라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네가 먼저 나가라’는 입장만 내보낼 뿐 자신이 먼저 탈당을 하겠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비당권파는 이미 손 대표가 추석 전 지지율 10%가 안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이상 손 대표의 이번 ‘손학규 선언’에는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결국 자신들이 공천권을 갖기 위한 것이기에 손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손학규 선언 과연 무엇이 들어가 있을까

이번 주 손 대표가 손학규 선언을 한다고 예고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민주평화당이 분당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역시 분당 사태에 접어들게 된다면 정치적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계파는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의 유승민계와 국민의당 출신의 호남계, 그리고 손 대표를 추종하는 당권파 등으로 나뉜다.

유승민계와 호남계는 손 대표가 추석 전 지지율 10% 이하면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입장 때문에 아직까지 참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승민계는 먼저 반발하면서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손 대표가 손학규 선언을 통해 자신이 추석 전 지지율 10% 달성을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 참고 있던 호남계도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민주평화당에서 분당된 대안정치연대가 바른미래당 호남계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손학규 선언에서 당 대표직 사퇴 내용이 없다면 가장 먼저 탈당을 해서 대안정치연대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과연 손학규 선언에는 당 대표직 사퇴가 포함될 것인가 여부다. 이에 대해 정치권 상당수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대표가 사퇴를 하려고 해도 이미 많은 당권파가 있기에 사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퇴를 한다면 수많은 당권파가 숙청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 대표는 사퇴보다는 당을 수습하고 당 지지율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유승민계의 탈당은 자유한국당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당 지도부가 내놓아야 한다. (사진/뉴시스)
유승민계의 탈당은 자유한국당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당 지도부가 내놓아야 한다. (사진/뉴시스)

◇ 선언이 갈등 봉합하지 못한다

다만 선언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선언은 선언일뿐이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떠난 사람들을 선언 하나로 붙잡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분당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호남계가 먼저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계의 탈당은 자유한국당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당 지도부가 내놓아야 한다.

바른정당이 박 전 대통령의 탈당 과정에서 발생한 정당이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 통합이 가능하다.

유승민계는 이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 문제만큼은 짚고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여러 목소리가 나오기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도 난감하다. 또한 우리공화당과 선거연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 쉽지 않다.

따라서 유승민계는 당장 탈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학규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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