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반박 간담회, 자유한국당 원내 전략 실패인가
용두사미 반박 간담회, 자유한국당 원내 전략 실패인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9.0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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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기자간담회 대응 반박 간담회 열어
뒷북 대응으로 오히려 자충수 지적 나와

원칙없는 원내 협상 결국 기습적 허 찔려
명분 실리 모두 잃어버린 형국이 돼버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자유한국당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자유한국당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응하는 반론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놓치고 후보자 없이 뒷북 간담회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청문회야말로 야당의 무대인데 그것을 놓치고 의혹만 제기하는 반론 간담회를 가진다는 것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원내 전략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 뒷북 대응으로 오히려 정국이 꼬였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대응하는 반론 간담회를 가졌지만 내부적으로도 한숨이 흘러나왔다. 초반에는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은 이미 언론 등에서 많이 제기됐던 의혹들을 재탕하는 수준에 그쳤다.

조 후보자에 대한 결정적인 한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재탕 수준에 그치면서 초반에 관심 보였던 기자들도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기자들이 별로 남지 않았다.

그러자 원내 지도부의 원내 전략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것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응하는 반론 기자간담회의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갖지 못하도록 대응을 해야 했는데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 때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다가 반론 간담회를 가진 원내 전략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홍준표 참 딱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성한 국회 인사청문회 장소가 범죄 피의자의 변명 장소인가라면서 자유한국당을 향해서 참 딱하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갖는다면 그것을 육탄방어를 해서라도 막아야 하는데 막지를 못했다는 것.

정미경 최고위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내 지도부의 원내 전략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원내 지도부의 전략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후보자가 임명되면 그때부터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서 어떤 기준까지는 양보를 하고 어떤 기준까지는 끝까지 고수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그동안의 모습을 보면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말 연찬회에서는 피의자 신분이기에 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산되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어떤 내용은 끝까지 고수해야 하고, 어떤 내요은 양보해야 하는지 미리 정해져야 하는데 자유한국당과 논의를 하다보면 사안 사안에 따라 협상 내용이 180도 바뀐다. 그러니 협상에 있어 신뢰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법사위원들이 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회견을 시청했다.(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법사위원들이 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회견을 시청했다.(사진/뉴시스)

원칙도 없이 협상 테이블 앉아

, 최소한 며칠까지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을 협상해야 하는데 어떤 날은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하고, 어떤 날은 증인 채택 문제와 인사청문회 여는 것을 협상 의제로 내놓으니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과 협상 결과물을 내놓아도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협상 자체를 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미 2~3일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를 했다면 증인 채택문제에만 집중을 해야 하는데 증인 채택이 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으로 이것은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하기 싫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원내 협상 전략이 결국 인사청문회 무산으로 이어졌고, 답답한 조 후보자는 결국 기자간담회라는 사상 초유의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원내 협상 전략이 없기 때문에 결국 이슈에 끌려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조 후보자 이슈는 자유한국당에게는 좋은 카드인데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조 후보자를 상대로 공격을 가한다면 조 후보자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제기하면서 자유한국당이 가져갈 이득이 상당히 많은데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자유한국당에게는 독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야당의 무대 인사청문회

사실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무대다. 조 후보자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지만 이 자리는 기자가 질의하고 조 후보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는 형식이라는 것이 있고, 위증을 하면 처벌을 받는 구속력이 있고 야당 의원들이 어떤 의혹을 제기해도 면책특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야당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야당의 무대를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기자간담회를 갖게 만들었다는 것은 자유한국당 원내전략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인사청문회가 열려야 한다는 명분도 잃고, 조 후보자를 코너로 몰아넣어야 한다는 실리도 잃어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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