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자유한국당에 得 or 失?
조국 사태, 자유한국당에 得 or 失?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9.1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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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로 단일대오 형성하는 한국당
황교안 리더십 강화로 통일된 모습 보여

현역 물갈이는 언제?…민주당은 벌써 준비
총선 공천 다가오면 단일대오 깨질 가능성도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연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한 이슈 몰이에 들어갔다. 황교안 대표의 삭발에 이어 중진들도 삭발 대열에 동참하면서 자유한국당의 시선은 조국에 쏠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가 당권을 확실하게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준비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시험대에 올랐던 황교안 리더십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경질에 대한 투쟁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삭발을 이어받아 박인숙 의원이 삭발을 한데 이어 황교안 대표도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이어 이주영 의원과 심재철 의원이 삭발을 단행하면서 중진들도 삭발을 했다.

중진들이 삭발을 했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단일대오를 형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사태’라는 이슈를 통해 당권을 확실하게 장악을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대여 투쟁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기고 있는 형국이다.

황 대표 리더십은 그동안 시험대에 올랐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장외투쟁으로 상당한 이득을 취했던 황 대표는 조국 사태 국면 속에서 결국 장외투쟁을 넘어 삭발 투쟁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당층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비록 자유한국당으로 흡수시키지는 못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떨어져 나오게 해서 무당층이 많아지게 했다는 것은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불리한 국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삭발 투쟁은 황 대표의 리더십을 더욱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들이 나왔지만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단일대오를 형성했다는 것은 황 대표 중심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대여 투쟁으로 연결되고, 그것이 자유한국당의 현재 동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분간 조국 사태를 당권 장악의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조국 사태가 자유한국당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모든 것 잡아먹은 조국 사태

문제는 조국 사태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대안 정당’으로서의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여 투쟁도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기국회에는 국정감사 일정이 있는데 야당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는 조 장관 인사청문회 시즌 2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자칫하면 조 장관 인사청문회 시즌 2가 된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다. 즉, 조 장관 관련 의혹을 꾸준하게 제기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에 따라 모든 이슈가 매몰되면서 대안 정당의 모습을 과연 보여줄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조국 사태’를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보수대통합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장관 경질에 대해서는 야당 모두 공통된 목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조국 장관 경질’을 매개로 단일대오 즉 보수대통합을 이루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보수 야당의 통합을 꾀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은 그동안 시험대에 올라있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장외투쟁으로 상당한 이득을 취했던 황 대표는 조국 사태 국면 속에서 결국 장외투쟁을 넘어 삭발 투쟁을 선택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은 그동안 시험대에 올라있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장외투쟁으로 상당한 이득을 취했던 황 대표는 조국 사태 국면 속에서 결국 장외투쟁을 넘어 삭발 투쟁을 선택했다. (사진/뉴시스)

◇ 늦어지는 총선 준비

이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조국 사태를 매개로 하는 보수대통합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자유한국당 중심의 보수대통합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국 사태가 오히려 보수대통합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자유한국당의 총선 준비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현역 물갈이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현역 40% 물갈이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아직까지 공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나온 것이 없다.

조국 사태로 인해 당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오히려 공천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잡음이 생기고, 그것이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당 지도부는 지금부터 공천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조국 사태에 매몰되면서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조국 사태에 가려져 공천 준비가 제대로 안되면서 그것이 오히려 자유한국당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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