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감 앞두고 “나 떨고 있니?”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감 앞두고 “나 떨고 있니?”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0.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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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공천서 불리하게 작용…국감에 사활 걸어
언론 노출 빈도·수상 실적 등이 평가 기준으로 작용

국회 출입기자 접촉 빈도 높이는 의원실 관계자들
참신한 공천 방식 vs 공정성 담보 놓고 갑론을박
2019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서 직원들이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서 직원들이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국정감사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 이유는 현역 국회의원 공천 최종평가 방식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를 얼마나 잘했느냐가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정감사를 잘했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를 두고 여러 가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언론 노출 및 수상 실적 등이 반영되면서 과연 이런 방식의 평가가 가장 최적의 평가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언론 노출 빈도가 중요

요즘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보좌진은 국정감사 준비에 바쁘다. 특히 올해 국감 준비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그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 최종평가 방식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평가 하위 20%는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오는 11월 4일부터 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최종 평가에 돌입한다. 심사대상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다.

평가위는 11월 다면평가, 12월 자동응답시스템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거쳐 12월 23일 최종평가를 완료한다.

그런데 평가기준에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적 위주의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아무래도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려고 하다 보니 언론의 노출 빈도 및 수상 등을 자료로 평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의 보좌진은 언론 기자들과의 접촉 빈도를 늘리고 있다. 국감을 앞두고 자신이 모시는 영감(현역의원)의 국감 보도자료가 언론에 보도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역 의원 모두 국감 때 자신의 국감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기를 희망하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언론의 노출이나 국감으로 인한 수상 실적 등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면서 취재 기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언론 보도 노출이 더 잘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자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언론보도에 기사 한 줄이라도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야만 평가에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 특정 언론 쏠림 현상도

문제는 언론 보도라고 해서 모두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언론의 리스트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자들 사이에서도 어느 언론이 들어갔다 혹은 어느 언론은 빠졌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기자들끼리 “왜 그 언론이 빠졌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그만큼 특정 언론의 보도만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특정 언론 국회 출입기자는 황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리스트에 포함된 한 언론사 기자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의원실 관계자들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처음에 놀랐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그동안 언론 노출이 상당히 없었던 의원실도 상당히 다급했는지 국회 출입기자들과의 접촉면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수상 실적도 평가에 들어가면서 국감을 통한 수상 실적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다만 외부에서 주는 상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실제로 민원을 해결해주고 받는 상도 있기 때문에 수상 실적을 과연 평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언론사들마다 그해 ‘국감 우수 의원’을 선발하고 있지만 그 선발기준 등도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함을 담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실 관계자들은 수상 실적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수상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많은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국뇌연구원, 한국나노기술원 등 각각의 기관에서 나온 관계자들이 내일 열리는 국정감사 관련해 의원들에게 전달할 자료들을 배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국뇌연구원, 한국나노기술원 등 각각의 기관에서 나온 관계자들이 내일 열리는 국정감사 관련해 의원들에게 전달할 자료들을 배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참신한 공천? vs 공정성 담보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참신한 공천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기존 공천은 당 지도부의 마음에 드느냐에 따라 전략공천이 이뤄졌는데 시스템 공천으로 바뀌게 되면서 평가의 정량화 과정을 현재 거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평가의 정량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평가의 공정성도 담보하기는 다소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시스템 공천이 과거 공천 방식보다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일단 지도부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만 제대로 한다면 그에 따른 공천도 이뤄지기 때문에 묵묵히 지역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평가했다.

일단 지도부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해방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언론 노출 빈도 및 수상 실적 등을 정량평가로 포함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다소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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