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진영논리로 확전, 고민하는 민주당
조국 사태 진영논리로 확전, 고민하는 민주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0.0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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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대규모 집회 예고…세 대결 장기화
검찰 개혁 원동력 확보에 도움 되는 촛불집회

민생·입법 내팽개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장외대결보다는 국회 대결 메시지 내놓을 듯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촛불집회가 장기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고민에 빠져 있다. 촛불집회를 지지하면서도 참석할 수도 없는 난감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를 참석하게 되면 민생과 입법을 내팽개친다는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동력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외집회에 대한 지지를 해야 한다. 촛불집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촛불집회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코너 몰렸던 더불어민주당

지난 주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은 황금십자가가 형성됐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대검찰청 앞 도로를 참가자들이 점령했기 때문이다.

교차로를 중심으로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마치 황금십자가가 형성된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상당히 많은 숫자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촛불집회에 상당히 많은 숫자가 참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아무래도 검찰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조국 사태로 인해 코너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당히 많은 피로감이 쌓여있었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얻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이 되면서부터 상당히 코너에 몰렸다. 야당들과 언론들은 조 장관 부인과 자녀의 각종 의혹 등을 제시하면서 조 장관 경질을 요구해오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까지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장관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여론까지 형성됐다.

그만큼 조국 사태는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상당한 악재이다. 물론 그 악재가 아직까지 명백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촛불집회를 계기로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진행되면서 검찰개혁의 동력을 더불어민주당이 얻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직접 확인한 더불어민주당이기 때문에 검찰개혁의 깃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촛불집회를 발판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검찰개혁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더불어민주당은 기사회생한 형국이다.

정부 역시 조국 사태로 코너에 몰렸다가 다시 재정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더 이상 조국 사태를 갖고 주눅이 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 직접 참여 못하는 이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집회를 직접 참석하거나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모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집회에 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할 경우 야당에게 ‘관제데모’라는 빌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는데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빠지라”는 야유를 받을 수도 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정치권의 개입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소속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받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처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지난달 28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이어 지난 3일 개천절 당시 광화문 보수 진영 맛불집회가 잇따라 개최되면서이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가면서 집회를 하면서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서 ‘몇백만’이 모였다는 것이 주요 이슈가 되면서 어느 진영이 세몰이를 더 많이 했냐를 두고 경쟁이 펼쳐졌다.

이런 진영 대결이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자신의 세결집이 분명 필요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외연확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회는 자신의 세결집에 도움이 되지 외연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자제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무엇보다 진영 대결로 흐를 경우 검찰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 참여 자제를 넘어 새로운 구상도

일각에서는 이런 참여 자제를 넘어 아예 장외 세대결을 끝내자는 제안을 하자는 분위기도 있다.

즉, 더불어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장외 세대결을 할 것이 아니라 국회 안에서 경쟁을 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장외대결에 관심이 집중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집권여당이다. 민생과 입법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국정감사 기간인데 장외집회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게 되면 곧 있을 예산안 심사 역시 졸속심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은 장외대결을 끝내자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장외대결을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3일 장외집회를 통해 세결집을 이뤄낸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장외대결을 장기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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