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조건부 한국당 통합 바미당 비당권파 ‘발칵’
유승민, 조건부 한국당 통합 바미당 비당권파 ‘발칵’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0.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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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박근혜 탄핵·개혁보수·제3지대 통합론 제기
안철수계 자신들과 상의 없이 발표…불쾌감 드러내

안철수 미국행에 당황한 유승민 조건부 통합론 제시
통합 대신 결국 선거연대로 총선 치를 가능성 높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결국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을 꺼내 들었다. 당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이하 변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결국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을 꺼내 들었다. 당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이하 변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을 꺼내 들면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발칵 뒤집어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당권을 내려놓게 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까지 만들어 신당 창당으로의 준비를 하던 중 유 의원의 발언은 변혁 모임의 앞날이 험난하다는 것을 예고한다. 비당권파 내에서도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유 의원이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조건부 통합론, 발칵 뒤집어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결국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을 꺼내 들었다. 당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이하 변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

유 의원은 우선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응한다면 황교안 대표 등을 허심탄회하게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 자유한국당 집을 허물고 제3지대에서 보수대통합을 하자는 이야기다. 그동안 보수가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왔는데 보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다.

유 의원의 조건부 통합론이 발칵 뒤집어진 이유는 그동안 비당권파가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손학규 대표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변혁 모임을 만들자마자 대표라는 사람이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고 나온 것이다.

신당 창당을 생각하고 있는 변혁 모임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변혁 모임의 구성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란 점을 감안하면 유 의원의 발언은 그야말로 변혁 모임 내 계파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태생부터 다른 집단이었다. 유승민계는 새누리당 시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던 세력이고, 안철수계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친문 세력에 반발해서 탈당한 세력이다. 이 두 세력이 하나의 정당에서 모여 탄생한 것이 바른미래당이다. 따라서 두 세력이 하나의 지붕 아래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유승민계 수장이 자유한국당으로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었기 때문에 안철수계로서는 실로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안철수계 내부에서는 “우리와 논의라도 좀 하고 발표를 하지”라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면서 안철수계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안철수의 미국행, 유승민의 조건부 통합론

유 의원이 갑작스럽게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든 것은 안철수 전 의원의 미국행과도 연결된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안 전 의원은 독일 유학을 마치면 우리나라로 들어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미국행을 선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이 총선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은 변혁 모임의 동력을 떨어뜨리기 충분했다. 손 대표와 갈등을 보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하면서 신당 창당까지 가능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추진력을 잃고 있다.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이 그 추진력을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신당 창당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유 의원으로서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했고, 그것이 바로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론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승민계의 최대 목표는 자유한국당 소속 총선 출마 후 배지를 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면서 신당 창당 대신 자유한국당행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조건부 자유한국당 통합론을 꺼내 들면서 안철수계에게 본격적으로 선택의 시간을 주게 됐다. 안 전 의원이 미국으로 갔기 때문에 안철수계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이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었다. 안철수계로서는 자유한국당으로 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유승민계와 결별하고 제3지대에 남아 있어야 할 것인가의 선택의 시간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안철수계도 자유한국당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전 의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는 유 의원 따라서 자유한국당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 의원으로서는 안철수계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묘책이 되는 셈이다.

유 의원의 조건부 통합론이 발칵 뒤집어진 이유는 그동안 비당권파가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손학규 대표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변혁 모임을 만들자마자 대표라는 사람이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고 나온 것이다. (사진/뉴시스)
유 의원의 조건부 통합론이 발칵 뒤집어진 이유는 그동안 비당권파가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손학규 대표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변혁 모임을 만들자마자 대표라는 사람이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고 나온 것이다. (사진/뉴시스)

◇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물론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낮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 의원의 세가지 조건은 자유한국당이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조건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는 것도, 개혁보수로 나아가는 것도, 제3지대 신당창당도 모두 어렵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물론 유 의원의 세 가지 조건 역시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유 의원이 이 세 가지 조건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과의 조건부 통합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선거연대’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이 비록 조건부 통합론을 꺼내 들었지만 안철수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유한국당행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과 변혁 모임은 결국 선거연대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도 조건부 통합론 대신 결국 선거연대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연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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