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 나온 자유한국당 중진 용퇴론, 현실은
터져 나온 자유한국당 중진 용퇴론, 현실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1.06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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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진 영남·강남 중진 용퇴론
해당 의원은 16명 정도로 추정

해당 의원은 지역구 관리 열심
결국 황교안 리더십이 관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김태흠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른바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든 것이다. 영남과 강남 지역구를 둔 3선 이상 의원들은 험지로 출마하거나 용퇴를 하라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김태흠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른바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든 것이다. 영남과 강남 지역구를 둔 3선 이상 의원들은 험지로 출마하거나 용퇴를 하라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현역 물갈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태흠 의원이 지난 5일 영남·강남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든 데 이어 유민봉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6일 한다. 또한, 7일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모여 중진 용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지목받은 중진들은 내년 총선 출마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초재선과 중진들 간의 싸움이 상당히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다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진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뜨겁다.

◇ 김태흠이 쏘아 올린 중진 용퇴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쏘아 올린 신호탄이 상당히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박 전 대장의 영입 소식은 자유한국당을 화들짝 놀라게 했고, 쇄신 없이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였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겨우 끌어올린 지지율을 박 전 대장 영입으로 하락시킬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중진 용퇴론이 터져 나왔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기획단을 꾸렸는데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무서운 조직이라는 평가다.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고, 중진 용퇴 즉 현역 물갈이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됐다.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김태흠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른바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든 것이다. 영남과 강남 지역구를 둔 3선 이상 의원들은 험지로 출마하거나 용퇴를 하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내에서 처음으로 중진 용퇴론이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철희·표창원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현역 물갈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반면 자유한국당은 현역 물갈이 소식이 그동안 없었다. 그런데 김 의원이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들면서 본격적인 물갈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여기에 유민봉 의원이 6일 국회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고, 7일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모여서 중진 용퇴에 대해 논의를 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 중진 용퇴론이 본격적으로 들고나온 것이다. 선거 때마다 승리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현역 물갈이다. 더욱이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규정한 마당에 현역 물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은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진 용퇴론이 불거졌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동들이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 의원 109명 중 영남과 강남에서 3선 이상 한 의원은 모두 16명이다. 이들이 용퇴하거나 험지에서 출마한다면 상당한 바람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 용퇴를 외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중진들의 생각은?

문제는 중진들의 생각이다. 김 의원이 지목한 의원들은 해당하는 의원은 서울 강남갑의 이종구(4선), 부산의 김무성(6선)·김정훈·유기준·조경태(4선)·김세연·유재중·이진복(3선) 의원, 대구의 주호영(4선) 의원, 울산 정갑윤(5선) 의원, 경남의 이주영(5선), 김재경(4선), 여상규(3선) 의원, 경북의 강석호·김광림·김재원(3선) 의원 등 16명이다.

이들은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무성 의원 등은 불출마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다시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16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모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영감님은 불출마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틈만 나면 지역구로 내려가서 지역구 관리를 한다”고 귀띔해줬다. 중진 용퇴론이 나오고 있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다. 중진들도 중진 용퇴론에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자신은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자신은 당을 위해 그동안 노력했고, 지역구 관리도 잘했기 때문에 공천 심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해당 지역구에서 3선 이상 했다는 이유로 퇴출이 된다는 것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한 중진 의원은 “초재선의 충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3선 의원 이상은 나가라는 것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중진들은 자신만은 용퇴할 수 없다는 태도면서 초재선의 중진 용퇴 요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유한국당도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한, 1차 인재 영입에 이어 2차 인재영입 발표도 곧 있을 예정이다. 문제는 중진 용퇴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당 대표이지만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다. (사진/뉴시스)
유한국당도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한, 1차 인재 영입에 이어 2차 인재영입 발표도 곧 있을 예정이다. 문제는 중진 용퇴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당 대표이지만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다. (사진/뉴시스)

◇ 황교안 리더십은 과연

문제는 이를 중재할 지도부의 리더십이다. 자유한국당도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한, 1차 인재 영입에 이어 2차 인재영입 발표도 곧 있을 예정이다.

문제는 중진 용퇴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당 대표이지만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다. 중진들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초재선 의원들의 중진 용퇴론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원외 인사들이나 예비출마자들 역시 중진 용퇴 요구를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외면할 수 없으므로 황 대표는 중진들을 최대한 예우하면서 용퇴를 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중진이면서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자당 소속 중진들의 불출마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황 대표가 중진 용퇴를 끌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진들은 아직도 자신은 팔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용퇴를 시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것을 황 대표가 해내야 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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