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땅 정치” 청년 외침에 자유한국당 ‘충격’
“노땅 정치” 청년 외침에 자유한국당 ‘충격’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1.2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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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비판 쏟아진 청년과의 대화 현장
과거로 회귀한 정책들 미래 담아내지 못해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으로 공감하지 못하고
시대정신 담아내지 못하고 입으로 ‘공정’ 외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곱하기x 비전 더하기+' 행사에 참석해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 곱하기x 비전 더하기+' 행사에 참석해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청년들에게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자유한국당을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이런 이유로 선거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하면 내년 총선은 물론 다음 대선에서도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래가 없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노땅 정치’라고 표현을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9일 이 ‘노땅 정치’라는 표현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비전+’ 행사에서 30인의 청년들에게 의견을 들었다. 하지만 이 만남은 황 대표에게는 적잖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만남이었다. 청년들의 입에서는 ‘쓴소리’가 나왔지만, 그것은 자유한국당에게는 약(藥)이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청년들로부터 적잖은 충격을 받는 상황이 전개됐다. 청년들이 자유한국당을 향해서 쓴소리를 내뱉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유한국당에게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다.

이날 반조국 집회를 참여했다는 부산대 학생은 “황 대표가 발표한 민부론, 민평론 다 봤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집권하지 않았을 때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인지 의문스러우면서 그럴듯한 말은 적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얼마 전 야심 차게 경제정책으로 민부론, 외교·안보 정책으로 민평론을 꺼내 들었지만 청년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그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비판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미 시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경제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 드러난 마당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민부론을 꺼내 들고 나왔기 때문에 청년들로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그 경제성장에 따른 성과의 과실을 청년들도 얼마나 따먹을 수 있는지다.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무조건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제성장을 해서 기업이 잘살게 되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서 함께 잘살게 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꺼낸 것이 청년들에게는 공감을 형성하지 못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정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 그것을 그대로 답습을 하고,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청년들의 공감을 형성하지 못했다.

◇ “사회주의와의 전쟁” 이해는 하지만 공감은

얼마 전 자유한국당은 청년 당원들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청년 당원들은 “사회주의와의 전쟁”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지는 않는다고 표현했다.

사실 현재 청년들은 군부독재 시절을 지낸 인물들이 아니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직선제를 쟁취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겪은 세대다. 그들 세대에게 ‘사회주의’란 교과서에나 나오는 오래된 유물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현 정치인들은 군부독재 타도 등을 현장에서 경험한 세대이다. 따라서 사회주의와의 전쟁은 몸으로 겪은 세대다. 몸으로 겪은 세대는 ‘사회주의와의 전쟁’에 대해서 ‘이해’보다는 ‘공감’에 가깝지만, 몸으로 겪지 않은 청년 세대는 ‘공감’보다는 ‘이해’에 가깝다.

따라서 청년들에게 “이번 총선은 사회주의와의 전쟁”이라고 외친다면 청년들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공감’할 수는 없다. 투표는 ‘이해’보다는 ‘공감’을 형성해야 더 많은 표를 얻는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청년들에게 “사회주의와의 전쟁”을 외치면 “이해는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고 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사회주의와의 전쟁’ 그 이후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없다는 것이 청년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를 못한다는 비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해 ‘공정’이 시대적 화두로 대두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공정’을 내년 총선 때 어떤 식으로 담아내느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고심이 깊어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를 못한다는 비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해 ‘공정’이 시대적 화두로 대두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공정’을 내년 총선 때 어떤 식으로 담아내느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고심이 깊어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진/뉴시스)

◇ 시대정신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를 못한다는 비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인해 ‘공정’이 시대적 화두로 대두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공정’을 내년 총선 때 어떤 식으로 담아내느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장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겠다고 나서면서 청년들의 반발을 샀다. 서울대 조국 사태 집회를 추진한 한 참석자는 “청년들이 원하는 건 공정성 회복”이라며 “공관병 갑질 박찬주 영입 등 계속해서 청년들의 신뢰를 잃는 행보를 하면서 어떻게 청년의 지지를 얻으려는 지 의문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식으로 여당과 차별성을 둘 거냐”고 질타했다.

기성 정치는 ‘정치적 민주화’를 겪은 세대이다. 그들 세대에게 시대적 화두는 ‘사회주의와의 전쟁’이 될 수 있지만 현 청년들은 ‘공정’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입으로는 ‘공정’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공정을 담아내는 그릇이 안 된다는 것이 청년들의 지적이다.

즉, 머리로는 공정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으로 공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자유한국당 기성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청년들의 비판에 자유한국당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황 대표는 행사가 끝난 이후 기자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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