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맞은 지소미아, 변화 없는 일본
운명의 날 맞은 지소미아, 변화 없는 일본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1.22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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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가닥, 22일 최종적으로 결정
23일 0시 기점으로 지소미아 종료 이뤄져

일본의 태도 변화 없으면 결국 종료로 가닥
미국의 대중국 견제 시나리오에 차질 빚어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면 결국 종료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유보라는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유보를 결정내리기에는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가장 당황스런 쪽은 아무래도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쁘게 움직인 청와대

지난 21일 청와대는 그야말로 바쁘게 움직였다. 이른 아침부터 NSC를 소집해서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청와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소미아 종료 유보를 검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확고하다. 일본의 변화가 없다면 종료를 끝까지 고수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현재까지 입장 변화가 없다. 일부 보도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강제징용 배상 방식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일단 부인했다.

사실상 일본이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종료 유보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가 이뤄진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에 상당한 불안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 보수 야당들도 비슷한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역시 단호하다. 우리와 신뢰 관계를 쌓지 않은 국가와는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소미아를 유지한다고 해도 과연 일본이 우리에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정보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지소미아를 종료한다고 해도 안보가 당장 무너질 정도로 군사정보 교환이 아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일본 태도 변화가 가장 큰 문제

결국 일본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지소미아를 이어가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내에서도 지소미아 종료를 찬성하는 여론이 높다. 신뢰하지 않는 국가와는 더 이상 관계를 맺기 힘들다는 것이 국민들의 판단이다.

물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와 국회를 오가며 단식 농성 중에 있다. 보수 야당들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반도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지난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외교부 공문을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지난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외교부 공문을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지소미아가 없었던 3년 전에도 한반도 안보는 굳건했다는 점에서 지소미아가 굳이 필요하냐는 여론도 있다.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 상당수가 일본의 태도에 괘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지소미아 연장은 일본에게는 유리할지 몰라도 우리의 안보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판단이다.

물론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초조해지는 나라는 일본 뿐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우리 정부에게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국가는 사실상 미국이라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미국의 대중국 견제 치명타

지소미아 종료는 사실상 북한보다는 중국이 더 위협적이라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 보수야당들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북한의 위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미국의 한반도 영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통해 한일 이지스함 연동 체계를 만들려고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대중국 견제를 하고자 했다. 그런데 지소미아가 종료된다면 한일 이지스함 연동 체계 구축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면서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대중국 견제가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 된다.

이런 의미로 지소미아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용도보다는 대중국 견제 용도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소미아를 우리 정부가 종료를 한다고 하니 미국으로서는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고위급 관료를 우리나라에 급파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지소미아 종료 의지가 확고해 지소미아 종료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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