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유예 이후, 한일관계 험난 예고
지소미아 종료 유예 이후, 한일관계 험난 예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1.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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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유예 발표 이후 우리나라-일본 서로 다른 말
청와대, 이례적으로 일본에 대해 발끈하고 나서

일본 사과했다는 발언의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중재자 역할로 지소미아의 운명은 어디로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 배경과 사후 조치에 대해 우리나라와 일본이 다른 말을 하면서 한일 양국의 갈등이 2차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청와대는 일본이 악의적인 왜곡을 했다면서 그에 대한 사과를 받아냈다고 했지만 일본 측은 사과를 한 일이 없다면서 발뺌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타래처럼 얽힌 한일관계가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소미아가 조건부 유예를 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종료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 발끈하고 나선 청와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 배경을 놓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진실공방에 사로잡혔다. 특히 우리는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진실공방에 더욱 불을 댕긴 모습이다.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놓고 일본 측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 해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조건부 유예로 가닥을 잡게 됐다고 배경 설명이 있었지만 아베 신조 일볹 총리는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조건부 유예를 놓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을 보이고 있다. 당장 청와대는 발끈하고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4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 발표를 보면 한일 간 당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일본 측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면서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강력하게 항의를 했으며 일본에서는 우리 지적에 대해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일본 경산성에서 틀린 내용을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하지만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에 대해 일본 측이 적극적으로 제안한 점에 대해 감추고 우리 정부가 마치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를 제안한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진실공방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는 앞으로 한일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서로의 자존심 싸움

이는 서로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앞으로 있을 지소미아 조건부 유예에 대한 서로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지소미아 종료가 조건부 유예로 된 이상 일본은 앞으로도 항구적인 지소미아 연장이 있어야 하고, 우리는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일본 수출규제 해제 부분인데 이에 대해 협상을 하자면 결국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양국의 의지와 노력에 대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절충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 결정 배경을 놓고 양국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은 아직 절충점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특히 아베 총리로서는 우리 정부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는 자존심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자국민에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 정부가 마치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우리는 아무런 변화한 것이 없지만 일본 정부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잇다.

이런 자존심 문제는 결국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고스란히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일부터 부산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다음 달 한일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앞으로도 쉽지 않은 한일관계가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속보가 나오고 있다. 일본 NHK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중지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속보가 나오고 있다. 일본 NHK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중지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 미국의 역할 더욱 커지고

결국, 중재자인 미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소미아 종료가 조건부로 유예된 이상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종료 효력을 발현할 수 있다.

이는 미국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정가에는 친일파 고위 관료들이 많다는 점에서 일본에 다소 유리한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지소미아 종료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미국을 압박해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도권 싸움이 필요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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