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항전 의지, 고립되는 자유한국당
결사항전 의지, 고립되는 자유한국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1.28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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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의식불명, 자유한국당 결사항전 의지 다져
가족 만류에도 끝까지 단식 투쟁하겠다는 황교안

소수야당들과 더불어민주당, 결단만 남은 상황
민심 돌아서면 자유한국당 배제될 가능성 높아
8일째 단식농성중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농성장에서 의식을 잃은 후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째 단식농성중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농성장에서 의식을 잃은 후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투쟁 8일 만에 병원에 이송됐다. 황 대표는 의식을 찾은 후에도 계속해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황 대표를 만류했다. 황 대표가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은 자유한국당으로 하여금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다만 이로 인해 출구가 막혀버린 상태다. 또한, 민심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 가족들 “그러다 죽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8일 만에 의식을 잃어버려서 병원에 이송됐기 때문이다.

단식투쟁을 경험한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청래 전 의원의 경우에는 20일이 넘어도 아무런 문제 없이 걸어 다녔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의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페이스 조절 실패’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초반부터 단식투쟁을 너무 불태웠다는 이야기다. 그로 인해 의식을 잃어버렸고, 병원에 이송됐다. 병원 이송 2시간 만에 황 대표는 의식을 되찾았고, 다시 단식장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가족들은 만류했다. 아내와 아들은 “그러다 진짜 죽는다”면서 만류했다. 자유한국당 당직자 등도 황 대표의 단식 투쟁 의지에 대해 만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의 의지는 굳건하다.

이런 황 대표의 의지 소식이 자유한국당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강경 투쟁 상태로 돌변했다. 정미경 최고위원과 신보라 의원은 동조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은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황 대표가 단식투쟁을 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인데 그중 하나가 지소미아 종료 철회였고, 그것은 종료 유예를 결정함으로써 일단락됐다.

그리고 현재 요구 사항은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철회다. 이를 위해 원내에서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황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은 ‘투쟁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 투쟁으로 인해 사실상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싶어도 황 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인해 합의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난 27일로 패스트트랙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런데 황 대표의 단식투쟁 의지로 인해 이 협상마저 어렵게 된 상태다.

◇ 합의 도출 사실상 힘들어져

황 대표의 단식투쟁이 오히려 협상의 여지를 걷어차게 됐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저같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협상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선거제 협상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 과연 민심은 어떤 생각을 하겠냐는 것이다.

과거와 같은 투쟁 방식에 대해 민심은 상당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는 점에 대해 민심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높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나경원 원내대표가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 고위 관료에게 내년 총선 전 북미대화를 여는 것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점차 코너로 몰리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소수야당들이 결단을 내리는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끝까지 자유한국당과의 협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정당들은 하루가 백년 같은 기분이다.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협상을 진행해서 선거제 개정안 패스트트랙 처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소수야당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으로서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당직자가 28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기자실에서 황교안 대표의 상태와 관련한 브리핑 취소를 알리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단식 8일째인 27일 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입원해 있는 상태. 예정되었던 10시 브리핑이 11시로 늦춰지다 취소되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당직자가 28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기자실에서 황교안 대표의 상태와 관련한 브리핑 취소를 알리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단식 8일째인 27일 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입원해 있는 상태. 예정되었던 10시 브리핑이 11시로 늦춰지다 취소되었다. (사진/뉴시스)

◇ 12월 17일 이전까지 처리해야

12월 17일이 예비후보 등록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간이 촉박하다. 소수야당들로서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결단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민심이 자유한국당을 점차 외면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의미로 황 대표의 강경 투쟁은 오히려 민심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나 원내대표의 북미대화 발언은 분노한 민심에 더욱 불을 지피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소수야당들의 결단은 곧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결사항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결사항전과 결단이 부딪히게 된다면 엄청난 갈등이 충돌하게 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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