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대표 구속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브레이크'
조현범 대표 구속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브레이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1.29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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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대표 배임·횡령·은닉 등 혐의 구속
그룹, 3세 경영 승계 작업 중 리스크 악재
조세포탈·일감몰아주기 조사 결과에 주목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검찰이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올 초 조양래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사명을 바꾸는 등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들어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게는 봉변인 셈이다. 경영 승계 전 이같은 리스크에 조현범 대표도 그룹도 난감한 상황이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가 구속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동력을 잃었다.

한국테크롤로지그룹 내 승계 작업이 완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열사들을 돌보면서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 등을 맡은 조현범 대표의 구속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조현범 대표, 배임·횡령·은닉 혐의로 구속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121일 조현범 대표의 배임수재 및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범죄 행태 등에 비추어 사안이 중대하고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을 참작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조현범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남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을 받아 챙겨 총 5억원 안팍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계열사 역량 강화를 주업무로 맡고 있으면서 계열사 자금 약 2억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려 챙겼다.

특히 조현범 대표는 하청업체와 계열사에서 챙긴 돈을 차명계좌로 받은 뒤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차명계좌 규모는 8억원대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현범 대표의 구속이 결정되자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이수일 대표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라 밝혔지만 그룹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조현범 대표가 구속되면서 한국테크놀로지 그룹은 난감한 모습이다.

사명 바꾸고 승계 작업 돌입했지만 브레이크

3월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맡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그룹 2인자인 서승화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이후 2달 위에는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교체했고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변경됐다.

그러면서 조양래 회장의 큰 아들 조현식 부회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맡고 조현범 대표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각자 대표를 맡아 승계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사진/뉴시스)
▲검찰은 조현범 대표의 배임수재 및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사진/뉴시스)

특히 조현범 대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맡으며 이수일 각자 대표와 함께 그룹의 사활을 떠안았다. 이 대표가 경영 총괄을 담당하고 조 대표가 계열사 뿐 아니라 인수·합병과 신사업 개발을 맡아 그룹 운영의 핵심을 담당한 것.

하지만 이번 조현범 대표의 구속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동력을 잃은 꼴이다. 또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 지분 23.59%이 조현식 부회장(보유지분 19.32%)과 조현범 대표(19.31%)에게 승계되지 않은 않은 상황이라 조현범 대표는 그룹 내 입지마저 위태롭다.

또한 이번 조현범 대표의 횡령 및 배임, 은닉 등의 혐의가 그룹내 조세포탈을 조사과정에서 밝혀진만큼 조세포탈 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현범 대표에 대한 조사는 물론 그룹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우려도 있다.

조세포탈, 일감몰아주기 등 혐의 추가될까

이번 조현범 대표의 배임·횡령·은닉 등 혐의는 검찰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세포탈 건을 수사하던 중 꼬리를 잡혔다.

지난해 7월 국세청 조사4국은 예고없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조사4국은 비자금 조성이나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명백할 시 투입되는 특별 세무조사 팀이다. 국세청 조사4국의 조사에는 한국테크놀로지 총수 일가의 고질적 조세포탈 혐의가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한 언론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지난 1996년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리부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역외펀드를 통해 41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모았고 일본 요코하마사가 소유한 당시 한국타이어 주식 76만주를 동양계 외국인으로 위장해 사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아직 조양래 회장 일가의 조세포탈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어 혐의가 드러날 경우 총수 일가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한국테크롤로지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권에도 들어있다. 지난 2018년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규제 대상을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변경하면서 당시 자산 94000억원을 보유한 한국타이어월드를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내 9개 계열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지정되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일감몰아주기는 뭇매를 맞아왔다.

올 초 사명을 변경하며 일감몰아주기 행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조현식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가 오히려 5곳 더 늘어 공정위 규제 대상 계열사가 추가됐다.

한편 조현범 대표의 구속 소식에 난감한 사람 중 한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조현범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로 뇌물 혐의로 내년 2월 항소심을 앞두고 가득이나 몸사리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 사위의 구속은 반가울 리 없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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