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연임 불발, 정치권 요동
나경원 원내대표 연임 불발, 정치권 요동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2.04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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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연장 꿈꿨던 나경원,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불가’
나경원 퇴출로 황교안 체제 급속도 재편하는 분위기

친황 체제 통해 개혁공천·보수대통합 이끌어낼 듯
패스트트랙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기 만료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나 원내대표는 연임 의지를 피력했지만,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 (사진/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기 만료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나 원내대표는 연임 의지를 피력했지만,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기 만료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나 원내대표는 연임 의지를 피력했지만, 황교안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강행하기로 했지만 결국 임기 연장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은 친황 체제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나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로 인해 패스트트랙 법안의 운명도 어찌 바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 나경원 불명예 퇴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기 연장을 하고 싶어 했다. 지난 3일 오전 공식 석상에서 나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임기 연장을 희망했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자유한국당 내 공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이날 강석호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황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그리고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는데 만장일치로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은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나 원내대표는 이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재신임을 꺼내 들었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박완수 사무총장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불명예 퇴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나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하지 않고 물러난다”고 밝히는 아름다운 퇴장을 해야 구설수가 나오지 않는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나 원내대표가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갈등설이 또다시 불거지게 됐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퇴진하면 없던 불화설이 또 나올 것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황 대표가 모든 당직자를 교체한 데 이어 원내대표까지 교체하면서 친황 체제로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가 친황 체제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숙청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물론 황 대표는 “경선 후보가 나타나서”라면서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워낙 강하게 의지를 표출한 상황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아무래도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나 원내대표가 물러나게 된다면 사실상 친황 체제로 굳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내년 총선을 친황 체제로 치르겠다는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나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강석호, 유기준, 심재철 의원 3파전으로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중 강 의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 친황 체제에 대한 우려도

물론 친황 체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을 사당화하면서 황 대표가 공천권을 휘두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그로 인해 현역 물갈이를 하고 확실한 개혁 공천을 이뤄낸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황 대표가 정치 초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공천 갈등을 어떤 식으로 봉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된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당을 장악하면 뭐하냐면서 친황 체제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같은 불만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을 얼마나 봉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로 인해 자유한국당은 빠른 속도로 친황 체제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황 대표는 ‘개혁공천’과 ‘보수대통합’이라는 두 가지 무기로 내년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혁공천은 ‘현역 50% 이상 물갈이’를 통해 발현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수대통합은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의 통합을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 자신도 내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정치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친황 체제를 구축한 후 개혁공천과 보수대통합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공화당이 있으며, 이언주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등이 있다. 따라서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또 다른 변수 패스트트랙

한편, 나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로 인해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한 것이 바로 패스트트랙 법안이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상태다.

사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에 결정타는 필리버스터 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민생법안을 외면했다면서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떠넘겼지만,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민심은 나 원내대표를 외면했다. 이런 점을 최고위원들도 잘 알기 때문에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에 반대한 것이다.

이제 곧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는데 세 명의 후보 모두 협상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당과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대표가 워낙 강경하게 나가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의 강경한 입장에서 선회하면서 협상론에 무게가 실린 후보들이 나타나면서 패스트트랙 정국은 또 다른 변수를 안게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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