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효성 “의혹도 부의 대물림도 계속된다”
바람 잘 날 없는 효성 “의혹도 부의 대물림도 계속된다”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12.0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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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취임 3주년 앞둔 조현준 효성 회장 검‧경 수사로 ‘곤욕’
형사사건 변호사 수임 회삿돈 충당에 개인회사 부당지원 의혹
장기간 지속되는 총수 일가 의혹…효성 4세 승계 작업 본격화

3세 경영 시대 3주년을 앞둔 효성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확히는 총수 일가의 문제다.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효성 관련 뉴스를 검색하면 조현준 회장의 기업가적 행보를 강조하는 기사들이 도배된 상황. 이러한 가운데 최근 검찰과 경찰은 조현준 회장과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새 시대를 맞은 효성이 총수 일가 관련 의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총수 일가 자녀들에 대한 ‘부의 대물림’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편집자 주>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검색하면 조현준 회장의 기업가적 면모를 강조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효성의 해외시장 진출 성과부터 업무협약 소식 등 총수로서의 행보를 주목하는 기사다.

◇ 조현준 회장 개인 회사 부당지원 의혹 겨냥

조현준 회장이 전면에 배치된 이러한 기사는 지난 11월 말부터 눈에 뜨일 정도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대기업 집단의 경우 총수 일가를 주역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경우가 드물다.

일반적으로 기업 총수나 그 일가가 전면에 배치되는 경우는 기존 총수 후계자의 경영 승계나 총수 본인의 신변과 관련해 기념할 만한 일이 생겼을 때다. 또는 비리 의혹 등으로 총수가 검‧경 수사선상에 오르거나 관련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내년 1월 효성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지 3주년을 맞는 조현준 회장은 최근 도마에 올랐다. 개인회사 부당지원, 배임‧횡령 의혹에 따른 검찰과 경찰 수사 때문이다.

지난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승모)는 효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의 칼끝이 겨냥한 곳은 효성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과 경기 수원 소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였다.

GE의 경우 사실상 조현준 회장 개인 회사이며 과거 경영난으로 퇴출 위기에 몰리자 효성투자개발을 통해 부당하게 자금 조달을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효성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는 혐의로 조현준 회장과 관련자,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또한, 사익편취 금지와 부당지원 금지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조현준 회장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을 부과했다.

◇ 조석래‧조현준 부자 횡령 수사 마무리 단계

조현준 회장을 조준하고 있는 것은 검찰뿐만이 아니다. 경찰 역시 조현준 회장과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현준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효성그룹 총수 일가가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 수임료를 회삿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조현준 회장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지난 11월 14일 성북구 조석래 명예회장 자택으로 수사관을 파견했다.

경찰은 방문 조사를 통해 조석래 명예회장의 상태와 혐의 관련 입장을 확인했으며, 조석래 명예회장은 전반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회사 자금 유용 의혹 수사는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경찰은 지난 2013년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해 수사가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참여연대는 지난 4월 효성그룹과 계열사가 조현준 회장 부자 사건에 400억원의 변호사 비용을 지불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 NEW 효성, 총수 일가 의혹 현재 진행 중

효성그룹은 지난 2017년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로 진입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총괄 사장이 취임한 해다. 오는 2020년 1월 효성그룹은 3세 경영 개시, 조현준 회장 취임 3주년을 맞는다.

본격적으로 3세 경영을 시작한 지 3년이 된 효성이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총수 일가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과거부터 시작된 총수 일가 관련 의혹이 조석래 명예회장과 아들 조현준 회장 모두를 아직도 따라다니고 는 것이다.

현재 검찰과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은 과거 관련 재판과 공정위 조사, 시민단체 고발의 연장선에 있는 사안이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9월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3년 GE가 상장 무산으로,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됨에 따라 대금 마련으로 GE로부터 자신의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1심 재판을 받은 결과다.

해당 의혹이 장기간 진행되다 보니 일각에선 조현준 회장 부자를 겨냥하고 있는 수사를 정치 공학이라고 보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품을 갖고 나오는 모습. 이 사건은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친형인 조현준 회장을 고발한 사건으로 '효성가(家) 형제의 난'으로 불린다. 검찰 관계자는 특수4부에서 재배당된 고발사건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품을 갖고 나오는 모습. 이 사건은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친형인 조현준 회장을 고발한 사건으로 '효성가(家) 형제의 난'으로 불린다. 검찰 관계자는 특수4부에서 재배당된 고발사건이다. (사진/뉴시스)

◇ ‘의혹’도 ‘부의 대물림’도 계속된다

효성이 총수 일가 관련 의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효성 4세’들을 위한 부의 대물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5일 아직 미성년자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 사장 자녀들이 39억9152만원 규모의 자사주 5만168주를 장내매수했다. 매입 시기 효성그룹 주가는 최저 7만9400원에서 최고 8만원이었다. 이들은 총 6명이며 연령대는 최소 4살부터 최대 17살이다.

구체적으로 조현준 회장의 세 자녀는 각각 8500주, 8250주, 8250주를 매수했고 조현상 총괄 사장의 세 자녀는 8508주, 8401주, 8259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조현준 회장 자녀의 주식수는 1만3303주, 1만3035주로 늘어났다. 조현상 사장의 자녀들은 이번이 첫 번째 주식 매입이다.

모두 미성년자인 효성가 4세들은 이번 주식 취득을 위해 4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효성은 4세들의 주식취득자금 원천을 ‘증여’라고 공시했다. 즉, 주식 매입을 자금을 부여받은 것이다.

효성 4세들이 지분을 동시에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는 효성이 4세 승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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