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예산안 통과, 심재철 상륙작전 실패
4+1 예산안 통과, 심재철 상륙작전 실패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2.11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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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변혁 제외한 채 예산안 처리
자유한국당 크게 반발하면서 ‘시위’ 나서

12월 임시국회 소집 11일 본회의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자유한국당 육탄 저지 속 필리버스터 시행 가능성 여전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통과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통과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4+1 협의체의 ‘낙동강 오리알’ 전술에 의해 자유한국당 낙동강 전선이 무너졌다. 심재철 원내대표로 하는 심재철 상륙작전을 구사했지만, 실패로 귀결되면서 4+1 예산안이 10일 밤 결국 통과됐다. 이날 저녁까지 3당 원내대표가 만나 논의를 했지만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4+1 협의체에서 만든 예산 수정안이 본회의에 상정, 통과됐다. 당장 자유한국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11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 긴박하게 돌아간 10일

작전명은 ‘낙동강 오리알’이다. 영남을 텃밭으로 하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가 구성됐다. 그리고 이들은 512조 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 수정안을 마련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패스트트랙 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협의했다. 그야말로 자유한국당을 고립시키는 ‘낙동강 오리알’ 작전이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자유한국당이 심재철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그러자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열어 정기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지 않는 대신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정상화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10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안을 합의하는 조건을 내걸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하면 예산안을 합의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결국, 자유한국당 마음대로 예산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까지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예산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그러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4+1 협의체가 만든 예산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고, 이날 저녁 결국 예산안을 처리했다.

법정기한인 2일을 훌쩍 넘긴 시한이며 정기국회 마지막 날 처리를 했다.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가장 늦게 처리한 사례가 됐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이 처리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문 의장은 끝까지 자유한국당과 협의를 통해 예산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실패하면서 반쪽짜리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은 크게 저항을 했다. 11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여는 등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혔다.

◇ 반발하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심 원내대표를 내세워 협상하려고 했지만 사실 하루 만에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513조원을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하루 만에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더욱이 국민들도 이들이 어떤 협의를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깜깜이 협의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이날 합의 도출 실패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예산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와 예산안을 연계시키는 조건을 내세우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예산부수 법안 처리가 지연된 것을 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혁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 원내대표를 내세워 일단 예산안 본회의 상정을 저지하려고 했던 자유한국당의 전략은 실패했다. 그리고 이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접어든 형국이다.

국회 본회의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투표 결과 재적 295인 재석 162인,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2020년도 예산안이 통과 된후 정회되며 장유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본회의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투표 결과 재적 295인 재석 162인,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2020년도 예산안이 통과 된후 정회되며 장유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자유한국당 선택은

이제 남은 것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은 크게 반발하면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과 변혁은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필리버스터가 실시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유한국당이 할 수 있는 것은 필리버스터 아니면 육탄 저지 중 하나다. 육탄 저지를 할 경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게 되고, 그에 따라 국회선진화법 위반이 될 수도 있으므로 육탄저지는 최후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필리버스터를 통해 본회의 표결을 아예 저지시키겠다는 전략이 최적의 전략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살라미 전술을 통해 12월 임시국회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이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이 한정된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계속해서 자유한국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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