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 그것은 은혜였더라!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 그것은 은혜였더라!
  • 곽은주 기자
  • 승인 2019.12.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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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교회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아레사 플랭클린.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아레사 프랭클린.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2019년도 저물어 간다. 시간은 속수무책. 있던 자리도 다시 알 수 없는 들풀처럼, 잠시 꽃처럼 빛났던 한낮의 햇살도 길가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처럼 초라하다. 12월의 초승달처럼 시간은 그림자도 없이 사라진다. 내 앞에 허락된 시간을 가름할 자 누구인가. 신실한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12월에는 누구나 선한 목자처럼 자신을 뒤돌아보기 마련. 다시 첫사랑을 회복한 기쁨으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깊고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1972년 발매된 아레사 플랭클린의 앨범 “AMAZING GRACE”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에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2018)를 봤다. 녹음과 녹화는 1972년 로스앤젤레스 뉴템플미셔너리 교회에서 이루어졌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세속적인 영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종교영화도 아니다. 교회에서 진행되는 찬양 예배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기독교 찬양곡이다. 찬송가인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언제부터 대중에게 친숙한 가스펠이 됐을까?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대중에게 알린 가수는 마할리아 잭슨(1911-1972)이다. 마할리아는 1947년 라디오 방송을 매체를 통하여 대중 앞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녀가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1950년대1960년대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마할리아는 이 노래를 카네기홀과 같은 콘서트 무대에서 즐겨 불렀다.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가사는 1772년 영국의 존 뉴턴 목사가 썼다. 노예상을 했던 그가 회심한 후 목사가 되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찬양곡이다.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아레사 플랭클린& 제임스 클리블랜드.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아레사 프랭클린& 제임스 클리블랜드.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아레사 프랭클린(1942-2018)14세에 데뷔하여 1971년까지 20장 이상의 음반을 발매하고 그래미상을 5회 수상했다. 11세 때부터 목사인 부친의 집회 때마다 가스펠을 불렀던 아레사 프랭클린. 그녀는 송즈 오브 페이스(Songs of Faith)’란 제목으로 14세에 첫 음반을 발매했고, 소울 뿐만 아니라 팝,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녀의 대표곡 리스펙트(Respect)’는 인권 운동의 현장에서도 합창 될 만큼 흑인과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아레사 프랭클린은 1972년 세속 음악이 아닌 어린 시절 자신이 불렀던 찬양곡을 녹음한다. 음반 녹음에는 제임스 클리불랜드 목사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성가대가 함께 참여했다. 이틀 밤의 실황을 녹음한 이 음반은 가스펠 음반 중에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이 음반은 미국에서만 200만 장 이상이 판매되며 역대 가스펠 앨범 중 최대 판매량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음반.

워너브라더스 음악 부문의 책임자이자, 닉 드레이크와 핑크 플로이드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존 보이드, R&B의 창시자로 불리는 제리 웩슬러, <말콤X>, <똑바로 살아라>,<정글 피버>, <블랜클랜스맨> 등을 연출한 스파이크 리 감독 등 세 사람이 공동 투자하여 음반 실황을 제작했다. 당시 <그들은 말을 쏘았다>로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 노미네이트 됐던 가장 핫한 감독 중 한 사람이었던 시드니 폴락(1934-2008)이 연출을 맡았다.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젊은 모습의 시드니 폴락 감독을 영화에서 보는 즐거움은 이 영화의 보너스. 시드니 폴락은 1985<아웃 오브 아프리카 Out of Africa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뿐만 아니라 <콜드 마운틴> 등을 비롯한 영화제작자로, 영화배우로 다방면에 활동한 감독. 그러나 그는 아레사 프랭크린 보다 먼저 2008년 암으로 별세했다.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시드니 폴락 감독.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시드니 폴락 감독. 사진 제공= (주)영화사 진진

1972<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던 계획은 성취되지 못했다. 당시 제작 환경은 사운드를 후반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현장의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담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힌 것. 현장 클래퍼보드도 없었고, 사운드와 이미지를 일치시키기 위한 어떠한 표시도 없었기에 당시 기술로는 실황 영상을 완성할 수 없었다. 이틀간의 녹음과 촬영이 멋지게 이루어졌지만 결국 미완성 영상물로 남겨졌다. 쓸모없는 애물단지처럼. 그러던 중 애틀랜틱 레코드의 프로듀서이자 음악 감독인 알란 엘리어트는 2007년 창고에 묻혀 있던 아레사 프랭클린의 녹음 실황이 담긴 필름을 구매하여 2년에 걸친 각고 끝에 화면과 음향의 싱크를 맞추는 데 성공했다. 영화가 완성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레사 플랭크린은 영화로 공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다시 서랍 속에서 잠자던 영화는 2018년 아레사가 별세한 후, 상속권자인 자녀들에 의하여 공개됐다. 아레사는 왜 영화 개봉을 원하지 않았을까?

하나님을 향한 눈물의 기도

아레사는 10세도 되기 전에 모친을 잃었다. 피아니스트이자 가수였던 모친의 별세로 부친 C.L.프랭클린 목사의 집회에 자주 참석했던 마할리아 잭슨이 아레사를 보살폈다. 아레사는 마할리아에게 피아노와 가스펠을 배웠다. 아레사가 “AMAZING GRACE”음반을 녹음할 때 그녀에게는 이미 아버지가 다른 세 아들이 있었다. 서른도 채 안 된 나이에. 20장의 음반을 발매하고 5번의 그래미상을 받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메마른 땅처럼 황폐할 대로 황폐한 상태. 그녀는 다시 무릎을 꿇고 하나님에 대한 첫사랑을 회복하길 눈물로 기도한다. “내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어서 나는 너무 기뻐요~”영원한 본향을 향하여 믿음을 고백하는 아레사의 회개와 감사의 기도가 교회 안에 울려 퍼진다. 함께 듀엣을 했던 제임스 클리블랜드 목사의 말처럼 하나님을 위한 찬양으로 교회 안의 관객들도 하나가 된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믿지 않는 음악 애호가들에겐 아레사의 가창력과 음악성에 압도되는 악흥의 순간을 맛보는 세속적인 즐거움이 있지만, 믿는 신자에게는 다시 첫사랑을 회복하는 산 예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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