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푸르덴셜생명 리딩금융 경쟁 ‘신의 한 수’ 될까?
[기획] 푸르덴셜생명 리딩금융 경쟁 ‘신의 한 수’ 될까?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12.2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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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깜짝 매물 푸르덴셜생명 인수 검토 중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뺏겨…‘역전’ 가능성은?
푸르덴셜생명 알짜 매물…인수가가 변수 될 듯

생명보험업계 인수합병 시장이 조용히 끓어오르고 있다. 외국계 알짜 매물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깜짝 등판한 가운데 유력 인수후보로 KB금융이 지목되고 있다. 이전부터 생명보험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푸르덴셜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KB금융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편집자 주>

KB금융은 최근 깜짝 매물로 등판한 외국계 알짜 생보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KB금융은 비은행계 포트폴리오,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 부문의 강화 필요성을 느껴왔다. (사진/뉴시스)
KB금융은 최근 깜짝 매물로 등판한 외국계 알짜 생보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KB금융은 비은행계 포트폴리오,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 부문의 강화 필요성을 느껴왔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하면서 다시 ‘리딩금융’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계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신한금융과의 벌어진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엎치락뒤치락 ‘리딩금융’ 경쟁

KB금융은 최근 깜짝 매물로 등판한 외국계 알짜 생보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KB금융은 비은행계 포트폴리오,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 부문의 강화 필요성을 느껴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생보 부문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KB금융은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으나 최근 그 격차가 벌어졌다. 이전까지 KB금융은 손보와 증권 인수를 통해 리딩금융 경쟁에서 신한금융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상황.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며 9년 만에 리딩금융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KB금융은 손해보험과 증권 부문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생보 부문 강화를 시도해왔다. 과거 업계 4위 규모의 LIG손보를 인수해 KB손보와 합병,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리딩금융’ 경쟁에 앞서 나갔던 KB금융은 이후 생보 부문 강화로 눈을 돌렸다. 생보사 인수합병을 통해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계열사 KB생명을 단숨에 도약시키고 이를 통해 금융지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9년 만에 리딩금융 경쟁에서 앞서갔던 KB금융은 1년 만에 다시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2017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이 시장 매물로 나왔고 KB금융의 인수 추진이 무산된 가운데 경쟁사 신한금융이 이를 인수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빼앗겼다.

◇ 왜 푸르덴셜생명인가?

현재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알짜매물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이지만 외형적 규모로는 과거 매물로 나온 오렌지라이프생명을 미치지 못한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은 순이익이 외형적 규모에 비해 우수하고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푸르덴셜생명은 총자산 20조원, 신계약 3조6700억원, 수입보험료 1조7743억원, 당기순이익 146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물로 나온 총자산 30조원 이상의 오렌지라이프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은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는 장점이 있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은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한다. 때문에 저축성보험 판매와 계약 비중이 높을 경우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액보험 위주로 구성한 푸르덴셜생명은 해당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한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는 재무건전성 역시 매우 우수하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보험금지급여력) 비율은 올 상반기 505.13%로 업계 상위권을 기록했다.

또한, 푸르덴셜생명은 순이익이 매우 높은 생보사다. 9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 1464억원은 전체 24개 생보사 중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2100억원 규모다. 두 회사의 자산 규모를 생각하면 순이익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 정중동 행보 이번에는?

KB금융은 이미 2차례에 걸쳐 생보 부문 강화가 무산된 이력이 있다. 지난 2012년 옛 ING생명 인수에 나섰으나 인수가 문제로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지난 2017년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검토 단계에서 그쳤다. 인수가가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대안이 될 만 한 매물 생보사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생보업계에서 매물로 나오거나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 중 가장 알짜로 평가받는 곳은 푸르덴셜생명이다.

사실상 연내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은 재무건전성 영업 규모 등에 있어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잠재 매물과 타 외국계 보험사의 영업 실적, 재무건전성 등을 따져볼 때 라이나생명 정도를 제외하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KB금융은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큰 폭으로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KB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2조7771억원으로 신한금융의 2조8960억원보다 약 1200억원 가량 뒤처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이 같은 격차를 좁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핵심은 인수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선 푸르덴셜생명의 인수가로 2~3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예상 인수가는 KB금융이 조달 가능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생보 업황이 부진한 만큼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 신의 한수는 오렌지라이프 인수였다”면서 “은행은 KB금유에 뒤처지고 카드는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알짜 매물이었던 신한금융 인수가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KB금융 입장에선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신한금융과 벌어진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예상 인수가가 결코 적지 않고 현재 생보 업황이 부진한 만큼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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