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황교안 책임론, 그래도 ‘마이웨이’
커지는 황교안 책임론, 그래도 ‘마이웨이’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03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 사태에 당내서 지도부 책임론 제기
중진들, 황교안과 협의 없이 불출마 선언

당내서 투쟁모드 일변도 불만 쏟아져
그래도 황교안은 무조건 투쟁 외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서 황교안 대표 책임론이 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서 황교안 대표 책임론이 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서 황교안 대표 책임론이 퍼지고 있다.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총선에서 황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의 행보는 ‘마이웨이’다. 지금은 총선 체제로 전환해야 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면서 강경 투쟁으로만 일삼고 있다.

◇ 흔들거리는 황교안 위상

“이대로 간다면 패배는 자명한 일이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대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연말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사수처 설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지도부의 무기력함에 진저리를 치는 당직자들도 있다.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 환경에서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더욱 힘들어졌다. 바뀐 선거 환경을 위해 비례 위성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례 위성 정당이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통과 여파에 대해 지도부 중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 밑바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의 위상이 흔들거리고 있다는 것은 최근 중진들의 불출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일 한선교 의원과 여상규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의원은 황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첫 번째 사무총장일 정도로 황 대표의 최측근이다. 여 의원은 법사위원장이다.

이런 두 사람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의원은 황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게 하도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지만, 황 대표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여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지도부가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서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중진 중에 비대위 체제를 공식적으로 꺼내 든 것은 여 의원이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김도읍 의원은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당 대표 비서실장을 한 인물인데 황 대표와 논의도 하지 않았다.

이들 중진이 황 대표와 논의도 하지 않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황 대표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물론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물갈이에 힘이 실려질 수 있지만, 논의조차 하지 않고 불출마를 했다는 것은 황 대표 체제에 대해 중진들의 불만이 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황 대표의 입지가 흔들거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지지율 답보상태, 연말 사태 대한 책임 없어

중진들의 불만은 지난 연말 속수무책으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 법안이 통과됐다는 점이다. 당 내부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투쟁’만 강조했다.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만들어지고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현실에서 무조건 투쟁만으로 이를 저지할 수 없으므로 협상 테이블에 참여해서 얻을 것은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무조건 ‘투쟁’만 내세웠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투쟁만 일삼은 당 지도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맞게 처신을 해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투쟁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얻었다면 다행이지만 지지율은 정체된 상태다. 즉,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이어진다고 해도 그 반사이익을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황 대표의 투쟁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올해 총선을 위해 비전과 전략 등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무조건 ‘문재인 정부 타도’만 외치면서 반사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여 의원의 ‘비대위 구성’은 비단 여 의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마이웨이 황교안

하지만 황 대표는 무조건 ‘총선 승리’ 혹은 ‘투쟁’ 혹은 ‘보수통합’만 외치고 있다. 3일에도 여전히 광화문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문 정권 심판 국민대회’를 연다.

조건 없는 투쟁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이뤄낼 수 없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황 대표는 어김없이 집회를 열고 있다.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2일 JTBC 신년토론회에 참여해서 황 대표에게 “머리 깎고, 단식하면 자기희생인 줄 안다. 자기는 목숨 걸었다고 포장하면 누가 넘어가서 표를 주나”고 일침을 가했다.

황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총선을 바라보는 정국 운영의 시각이다. 즉 비전과 미래전략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황 대표에게는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