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해 넘긴 KDB생명 매각, 올해는?
산업은행 해 넘긴 KDB생명 매각, 올해는?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1.08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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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불발 결국 해 넘겨
매각 작업 중단 안 하고 진행…적정 매각가 관건
푸르덴셜 매물 등판 관심↓…지금 매각 적기인데
KDB생명은 이동걸號 산업은행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다. 이미 금호타이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KDB생명 매각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DB생명은 이동걸號 산업은행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으나 KDB생명 매각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산업은행의 3전 4기 KDB생명 매각 도전이 결국 해를 넘겼다. 지난해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지만 일각에선 경쟁 매물의 등장에 따른 매력 감소로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해 넘긴 매각 작업… 현재 진행 중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자회사 KDB생명의 매각 작업 완료를 목표로 했던 산업은행은 해를 넘겼지만, 여전히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9월 KDB산업은행의 새 수장으로 이동걸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산업은행은 지속해서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KDB생명은 이동걸號 산업은행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다. 이미 금호타이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KDB생명 매각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은 매각 작업은 이번이 4번째 도전이었다. 앞서 진행된 3차례의 도전은 KDB생명의 적정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사실상 관련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발로 끝나며 계획이 틀어졌다. 지난해 역시 적정 매각가 문제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말 많고 탈 많은 적정 매각가

업계는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부터 KDB생명의 적정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이번 작업 이전 총 3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매각가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 후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만큼 과거 매각 시도에서 약 8000억원을 적정 매각가로 판단했지만, 시장은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세 차례 매각 실패 경험이 있는 산업은행은 KDB생명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경영난을 타개하는 한편, 가치 높이기에 주력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말 위험수준까지 하락했던 RBC비율을 대폭 개선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현재 KDB생명은 기업가치에 제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산업은행 역시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판단해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매각 적기? 경쟁 매물 등장에 난항 예상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가로 5000~6000억원 가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보다 기대 몸값을 대폭 낮춘 수치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여전히 산업은행과 시장의 기대 매각가 격차가 크다는 지목을 받고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선 KDB생명 인수 이후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일정 부분 회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은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업황과 관련 제도 변화에 따른 자본확충 가능성 때문에 더 낮은 수준의 매각가를 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매물로 나온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도 매각 작업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알짜 생보사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은 영업규모는 물론 재무건전성까지 KDB생명보다 우위에 있다. 때문에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구체적인 인수 유력 후보군이 일찌감치 거론되고 실제 인수의향서 제출로 이어지는 등 인수전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몸값을 낮춰서라도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지적이다. 국내 생보 시장의 과포화와 경쟁심화 등을 고려할 때 시간을 끌면 매물로서의 매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생보 시장 업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라며 “제도 변화 등의 요인도 있으나 경기침체와 시장포화의 영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보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떨어지기 전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과거 문제가 됐던 재무건전성 문제 등도 극복하는 등 체질개선에 성공했으니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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