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매각 후폭풍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매각 후폭풍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1.0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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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 2016년 프랜차이즈 유통 기업 중 유일하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업체다(사진/뉴시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 2016년 프랜차이즈 유통 기업 중 유일하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업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가 매각 이후 내부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모펀드에 회사가 매각된 후 급하게 출범한 노조는 고용안정과 처우보장 등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에 매각된 대부분의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수순을 밟아 내홍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업자 정현식 회장은 내부 갈등에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도 회사 매각 직후 맡은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직으로 도의적 논란에 휩싸였다.

◇ 맘스터치 매각은 ‘날치기’?

지난 11월 5일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회장은 자신의 보유 지분 5637만주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약 1973억원이다.

매각 이후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권은 케이엘앤파트너스로 넘어가고 정 회장은 보유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며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해마로푸드의 매각 결정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12월 초 직원들이 급하게 노조를 출범해 날치기 매각을 주장하고 나서며 시작됐다.

회사 매각은 회사 고유 권한임은 분명하지만 정 회장의 독단적이고 비밀스러운 매각 결정에 노조는 회사를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낡은 경영 마인드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또한 노조가 결정되자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자신의 회사 사람을 총괄부사장으로 인사 조치해 문제를 키웠다.

노조는 매각 절차가 완료되기 전 케이엘앤파트너스 측 인사를 총괄부사장에 앉힌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는 일종의 노조 탄압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 사측,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 노조 달래기 나서

노조의 문제 제기외에도 가맹 지사장들 역시 회사 매각에 대한 불안을 호소해 내부 불만은 계속 확대됐다.

사모펀드에 회사가 매각되면 구조조정의 수순을 밟는 것은 일반적이다.

이에 맘스터치 서비스지회 지사장들은 소속 직원 60여명의 고용 안정 보장을 촉구하며 노조 측에 힘을 보탰다.

현재 전국의 11개 지역에 분포된 서비스지회는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본사 대행으로 가맹점 모집과 가맹 계약 등 교육·관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운영권을 가져가면서 기존의 서비스지회 운용 방식이 변경될 우려를 나타낸 것.

이처럼 내부 불만이 계속 커지자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달 12일 직원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했다.

또 직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조성은 물론 변화와 혁신에 있어 직원 협조와 양해를 구하며 협력 업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부 달래기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향후 가맹점 운영 등에도 일말의 피해가 없을 것을 약속해 매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보였다.

◇ 노조, ‘정 회장 책임 의식 없어’ 반발

회사의 이같은 약속에 노조는 약속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정 회장은 종무식에서 고용 안정이나 처우 보장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오너로서 보여준 최소한의 리더십이나 책임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분노를 넘어 깊은 자괴감마저 든다“면서 "직원에 대한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정 회장은 역할을 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케이엘앤파트너스를 향해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으나 조합원 자격에 시비를 걸며 교섭 요구를 계속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단체 교섭을 거부한 적은 없다“며 ”현재 단체 교섭 체결 조율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정과 처우보장도 처음 약속한대로 이행될 예정“이라며 ”8일 사내 게시글로 다시 한번 약속 확인 내용이 공지됐다“고 덧붙였다.

◇ 정 회장, ‘매각 직후’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맡아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매각 이후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창업주 정 회장은 정작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제7대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국내 프랜차이즈 중소업체들이 모인 협회로 협회회장직은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 중 선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지난 10월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으로 당선된 직후 회사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해 도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현재 정 회장은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최대 주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의 의결에 따라 직위가 변동될 소지가 있다.

한편 정 회장은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취임식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경제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K-프랜차이즈호 ’의 조타키를 잡고 있다고 생각하니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면서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을 변화시키고 회원사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지만 회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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