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봉준호, 전 세계를 사로잡은 ‘봉테일 매직’
[피플] 봉준호, 전 세계를 사로잡은 ‘봉테일 매직’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1.09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준호,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 ‘쾌거’
디테일 살아있는 영화로 ‘봉테일’이라 별명 얻어

“우리는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 한다”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외국어영화상 수상소감으로 한 말이다. 봉 감독은 101년 한국영화 역사상 첫 골든글로브 수상자가 되면서 한국영화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봉 감독의 영화는 치밀하게 설계된 디테일에 블랙코미디가 섞인 영화다. 그의 영화가 한국을 넘어 칸과 할리우드까지 매료시켰다. <편집자 주>

▲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생충' 언론 시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뉴시스)
▲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생충' 언론 시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는 봉준호의 영화 4개를 교재로 하는 수업까지 생길 정도로 한국을 넘어 칸을 지나 영화의 본고장 미국에도 봉준호 신드롬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 봉준호 감독의 수상, 한국영화의 큰 발자국 남기다.

지난 6일,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먼저 개최되기 때문에 사실상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 성격의 시상식이다.

봉 감독은 이날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다”며 “우리는 영화라는 단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수상에 현지 언론도 이를 비중있게 다루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올라 있으며 감독상·각본상은 물론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봉 감독의 수상은 한국영화 101년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영화는 1984년 해외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로 2002년 임권택 감독과 2004년 박찬욱 감독 등이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지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 영화평론가는 봉 감독의 수상을 두고 “한국적 코드가 많은 로컬 영화에 글로벌한 메시지를 담아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 봉준호 감독은 누구인가?

1993년 단편영화 <백색인>으로 충무로에 데뷔한 봉 감독은 이후 연출과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2000년 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처음 장편영화 감독을 맡았다.

<플란다스의 개>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2003년, 봉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살인의 추억>은 80년대 한국적 현실 등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와 함께 52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봉 감독은 충무로에서 주목하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차기작인 영화 <괴물>은 2006년 당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받으며 한국영화로는 역대 네 번째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고, 그는 21세기를 대표하는 한국영화 감독에 꼽히기도 했다.

이후 <마더>에서는 모성애를 미스터리의 소재로 삼기도 했으며 2013년에는 <설국열차>를 통해 빈부격차를 꼬리칸과 머리칸에 빗대 그려냈고, 2017년에는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옥자>를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해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며 다시 한 번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 ‘봉테일’이라 불리는 사나이

봉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정확한 콘티를 계획하고 연출해 촬영하는 모습에서 ‘봉테일’이라고 불린다.

설국열차 촬영 당시 총알이 날아오는 거리까지 계산해 꼬리칸과 머리칸의 콘티를 직접 그렸으며 살인의 추억에서는 당시 반창고의 접착력이 좋지 않았다며 여러 번 손으로 만져 접착력을 떨어뜨리는 등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봉 감독은 인터뷰마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싫어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자신의 영화들이 얼마나 정교한지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는 것과 함께 디테일을 만드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영화 미술팀과 연출부가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영화 ‘기생충’에서는 촬영장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주 52시간 근무도 정확히 지키며 화제가 됐다.

영화계는 촬영 현장의 특성상 만족할 만한 장면이 나올 때 까지 촬영하므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된 것이다.

봉 감독은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제는 우리나라 영화 스태프들이 미국이나 일본 스태프에 뒤지지 않더라"라며 “자신의 예술적 판단으로 근로시간과 일의 강도가 세지는 것이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