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음원사재기, 보이지 않는 실체에 논란 가중
[기획] ‘음원사재기, 보이지 않는 실체에 논란 가중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1.11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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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4일 방송서 다뤄, 소속사 “즉각반발”
일부 홍보대행업자,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음원 차트인해
음원 플랫폼 업체들, 원론적 입장만.. 가요계 침체 우려도

지난 4일, ‘그것이 알고싶다’가 음원사재기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지난 2018년 4월 신인가수 닐로가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면서 논란이 됐었던 음원사재기는 한동안 논란이 사그라드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블락비 멤버 박경이 자신의 SNS에서 몇몇 가수들의 실명과 함께 사재기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기며 사그라드는 듯했던 음원사재기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편집자 주>

가요계에 또 다시 음원사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안을 주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가요계에 또 다시 음원사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안을 주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음원사재기 논란에 대한 방송이 나간 후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가수들의 소속사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의 홍보법인 바이럴 마케팅을 이용해 열심히 홍보해서 거둔 성적을 사재기로 매도했다며 ‘그것이 알고싶다’측에 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 닐로로부터 촉발된 음원사재기 논란

지난 4일, ‘그것이 알고싶다’가 음원사재기 논란에 대해 방송하면서 다시 한 번 불어 닥친 음원 사재기 논란에 가요계가 긴장한 모습이다.

이미 가요계는 지난 2018년 한 차례 음원사재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가요계는 위너, 트와이스, 엑소 등이 한꺼번에 컴백해 이른바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 당시 방송활동도 전혀 없던 신인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더니 50대에서는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제치고 닐로의 곡이 1등을 차지했다.

멜론 차트를 기준으로 닐로가 100위권 내에 들어온 건 2018년 3월 23일인데, 전날까지도 200위권에 머물던 곡이 가파르게 순위가 상승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닐로의 소속사 측이 음원을 사재기해 1위까지 올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닐로 측은 문체부에 진정을 넣어 사재기 조사를 진행했지만 증거들을 찾지 못하면서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됐다.

이후, 닐로 사건이 잠잠해졌던 지난해 말 가수 블락비의 멤버 박경이 자신의 SNS에 몇몇 가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음원사재기를 한다는 듯한, 이른바 저격 글을 남기면서 음원사재기는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 바이럴 마케팅의 허와 실.

박경의 SNS 글이 논란이 되자 언급된 해당 가수들의 소속사는 음원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박경과 법정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 당시에도 그들은 음원 사재기 없이 기존에 널리 쓰이던 마케팅 방법인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열심히 홍보한 결과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바이럴 마케팅이란 홍보대행사를 통해 SNS 등지에 티져 영상이나 커버곡 영상, 콜라보레이션 영상 등 각종 영상 컨텐츠를 이용해 홍보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즉, SNS의 주 사용층인 1020세대의 취향에 부합하면 영상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원 플랫폼을 통해 노래를 찾아 듣게 된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성공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보대행업체 측의 이야기는 소속사들의 이야기와 달랐다.

방송에 출연한 한 홍보대행업자의 말에 따르면 홍보대행업체로 의뢰가 들어오면 팬클럽 개수를 맞추고 커버곡을 올린 뒤 2~3일 뒤에 작업에 들어간다.

작업이란 컴퓨터 한 대에 유심을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것, 즉 매크로 시스템으로 작업을 의미한다.

현재 멜론은 카카오톡과 연계해 1인당 3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게 제한돼있지만 지니뮤직의 경우 본인인증만 가능하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 자기네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눈감아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 음원사이트 ‘침묵’... 음악시장의 장기침체 ‘우려’

이같이 논란이 확산됨에도 음원 플랫폼 업체는 "불법 시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매크로 등의 접근을 원천 차단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해당 소속사들이 문체부와 음원 사이트 등 19개 단체에 자발적으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직접 의혹규명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설사 의혹이 규명되고 브로커가 실제로 존재했다 해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음원사이트로부터 아이디 등을 제공받기 어렵기 때문에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또한 이번 사재기 논란이 장기화 될 경우 가요계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사재기 논란이 계속 되면 차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마케팅도 정도나 방법의 차이가 있음에도 가요계 전체가 의심받고 있다”며 “신인이나 무명 가수의 좋은 곡이 등장해도 사재기 의혹을 받게 되는 등 악순환이 된다”고 밝혔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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