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진단] ⑤ 한국수력원자력 탈원전 정책으로 수난시대
[공기업 진단] ⑤ 한국수력원자력 탈원전 정책으로 수난시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1.1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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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 정책 고리 1호‧월성 1호 영구정지
원전 이용률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도 오락가락
원전 관리법 위반과 과징금 과다 납부 등 방만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환경 정책 핵심 중 하나인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그야말로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앞서 2017년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에 이어 지난해 12월 월성 1호기가 영구정지됐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강한 의지를 보인 정부에 발맞춘 한수원의 결정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편집자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환경 정책의 핵심으로 탈원전으로 내세우고 40년 후 원전 제로 국가를 목표로 삼았다.

이에 신규 원전 8기 건설 백지화를 비롯해 노후 원전 설계수명 연장 불허,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성 강화, 원전 안정성 자료 공개 의무 강화 등 탈원전 로드맵이 수립됐고 진행 중에 있다.

◇ 폐쇄된 월성 1호기 둘러싼 논란

지난해 24일 경북 경주의 월성 1호기가 결국 영구정지됐다. 월성 1호기 폐지는 탈원전 로드맵의 핵심 공약이다.

월성 1호기는 68만kw급의 가압중수로 원전이다.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된 뒤 2012년 11월에 30년간의 설계수명이 만료됐지만 당시 원안위 표결로 2022년까지 연장 수명을 승인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2018년 6월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영구정지안을 제출했다.

이에 국회는 월성 1호기의 수명이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폐쇄를 결정한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보고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하고 나섰다.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학계, 시민단체 등은 아직 가동 가능한 원전을 조기 폐쇄해 국민의 전기요금 인상 등 경제적 부담을 떠넘겼다고 지적하며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결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발맞춘 눈치보기라고 비난했다.

현재 감사원은 지난 연말까지였던 감사 기간을 2달 연장해 오는 2월 쯤 감사 결과 보고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감사원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 이미 월성 1호기가 영구정지되면서 감사 결과는 무용지물인 모양새다.

◇ 원전 2기 영구정지...남은 원전 운명은?

월성 1호기가 영구정지되면서 지난 2017년 고리 1호기와 함께 폐쇄된 원전은 2개로 늘었다.

현재 남은 원전은 ▲고리 2~4기(부산) ▲신고리 1, 2(부산) 3, 4(울산) ▲한빛 1~6(영광) ▲한울 1~6(울진) ▲월성 2~4기(경주) ▲신월성 1,2(경주) 등 총 24기다.

건설 예정이던 천지 1, 2호기와 대진 1, 2호기는 사업 자체가 전면 백지화됐고 건설이 중지됐던 신고리 5, 6호기는 공론화 끝에 건설이 재개됐다.

한국형 원자로로 건설 중인 신한울 3, 4호기는 공정율이 30%를 넘어서 건설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등으로 여전히 논란 중에 있다.

이후 정부의 노후 원전 설계수명 연장 불허로 오는 2023년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2025년 고리 3호기, 2026년 고리 4호기와 한빛 1호기가 영구 정지될 예정에 놓여있다.

◇ 원전 이용률 줄면서 영업이익도 감소

이같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이용률이 줄어들면서 한수원의 영업이익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원전 이용률이 79.7%를 기록했던 2016년의 경우 매출액11조2771억원, 영업이익 3조8472억원, 당기순이익 2조4721억원을 달성했지만 2017년 원전 이용률이 71.2%로 줄어들며 매출액 9조5109억원, 영업이익 1조3972억원, 당기순이익은 8618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에는 원전 이용률이 65.9%로 줄며 매출액 8조9551억원, 영업이익 1조1456억원, 당기순이익은 1020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원전 이용률이 떨어지며 적자로 돌아섰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정부와 한수원은 2019년에 들어 원전 이용률을 82.8%까지 끌어올려 흑자 전환을 시도했다.

이에 2019년 상반기에만 매출 4조6108억원, 영업이익 8002억원, 당기순이익 4917억원으로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자신할 수 없는 상태다.

◇ 내부 해결 문제에 방만경영 지적

오락가락한 한수원의 불안한 재정 상태는 내부에서 돈이 줄줄 새며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6월까지 공공기관이 납부한 각종 법칙성 부과금 중 한수원은 122억원을 기록해 한전에 이어 가장 많은 부과금을 납부한 오명을 썼다.

특히 2017년 19기의 원전에서 원자로용기 용접부와 제어봉 구동장치 하우징 용접부에 대한 가동 중 검사 부적합을 이유로 9억원, 2018년 13기의 원전에서 안전등급밸브 부품의 모의후열처리 및 충격시험 진행과정에서의 문제로 58억5000만원 등 원전의 미흡한 운영으로 과징금만 67억5000만원을 납부했다.

또한 2010년부터 원자력안전법 위반으로 38건에 이르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는 원자력발전, 수력발전, 방사성폐기물 관리가 주업무인 한수원의 방만경영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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