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시도 직원 부당노동행위 의혹
LG디스플레이 노조 설립 시도 직원 부당노동행위 의혹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1.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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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조 설립 의사 밝히자…회유‧압박에 결국 퇴사 결정해

[한국뉴스투데이] LG디스플레이가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직원에 대한 회유, 압박, 불법 사찰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노동자는 복수 노조 설립과 기존 노조 위원장 선거 출마를 준비했으나 사측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12일 친 사용주 성향의 노조에 대한 불만으로 새 노조 설립을 시도한 김모씨가 사측의 회유, 불법 사찰 등 LG디스플레이 사측의 압박으로 퇴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5월 직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앱’에 실명으로 복수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후 김씨의 직속 상사 2명이 “복수 노조가 설립되면 자신들을 물론 CPO(최고생산책임자)까지 인사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차라리 현 노조(한국노총)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김씨를 회유했다.

상사의 회유에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한국노총 소속 기존 노조위원장 선거 출마하기로 하고,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글을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발송해도 문제없는지를 회사 노경팀에 문의했다.

당시 노경팀은 김씨에게 “사내 업무외 용도로 메일을 보낼 경우 문제 소지가 있다”고 회신하며 직접 만날 것을 제안했다. 당시 노경팀 담당자는 “선거 출마는 자유지만 위원장이 돼야만 노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조 대의원이 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경향신문에 “결과적으로 회사가 선거 출마를 하지 말 것을 회유한 것”이라며 “그 자체가 압박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사측의 회유와 압박에 굴하지 않은 김씨에게 사측은 지난해 7월 김씨 포함 소속 부서원 16명을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부서의 근무 태만 무기명 투서가 접수됐다는 설명이었다. 관련 조사 결과 김씨 등에게 징계 사유가 될 만한 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서원들은 회사생활이 힘들어졌다며 김씨에게 등을 돌렸다.

김씨는 사측이 불법 사찰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12일 김씨는 퇴근 후 자신을 지지하는 타부서 직원 3명과 만났다. 다음날 노경팀은 김씨와 만난 직원 중 1명을 호출해 대화 내용 등을 캐물었다. 노경팀은 호출 사실을 부인했다.

김씨는 사측이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판단해 다시 새 노조 설립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블라인드앱에 민주노총 산하 새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글을 실명으로 남겼다.

새 노조 설립 의사를 밝힌 김씨에게 사측은 지난해 8월 16일 상습 근무지 이탈, 사내 메신저 내용 무단 공유 등 4가지 사유로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했다.

결국, 김씨는 노조 설립을 포기했하고 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LG디스플레이 사측은 김씨가 퇴사 의사를 박히자 징계 건을 취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31일 퇴사했고 노조 설립 과정에서의 부당 노동 행위를 정리해 회사 정도경영팀에 전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 설립 시도에 대한 회유, 압박, 불법 사찰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관련 보도와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기는 어려우며 현재 정도경영팀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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