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 모르는 제주도 총선, “고끼다”
한 치 앞 모르는 제주도 총선, “고끼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14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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궨당이 지배했던 제주도, 외지인 유입 높아져
도심 지역 중심으로 후보 중심 판단으로 옮겨

강창일 불출마로 제주갑 지역구는 요동치고
제2공항 건설 놓고 주민 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제주도 정가를 요동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동안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 지역구를 과연 누가 물려받을 것인가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사진/뉴시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제주도 정가를 요동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동안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 지역구를 과연 누가 물려받을 것인가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제주도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수성 싸움이다. 제주도 안방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총선에서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역시 제주도 3석을 차지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비록 3석이지만 그 3석이 총선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지역구다. 숨 막힐 정도로 이번 총선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거는 지역이다.

◇ 외지인 유입 늘어난 제주도

제주도 방언으로 “고끼다”는 숨 막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총선을 제주도 사람들이 표현하라고 한다면 ‘고끼는 총선’ 즉 숨 막히는 총선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으로 제주도는 외지인의 접근이 제한적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다가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외지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통편이 발달하면서 이제 제주도는 교통비만 있으면 충분히 갈 수 있는 땅이 됐다. 이것이 제주도의 생활을 변화하게 했고, 제주도의 정치 상황도 변화하게 했다.

제주도는 3석밖에 안되는 소규모 지역구이지만 여야 모두 무시 못 하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지역구로 인해 총선 결과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도의 특징은 외지인 유입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외지인의 유입이 적었다. 이로 인해 ‘정당’보다는 ‘궨당(혈연, 학연, 지연 등을 일컫는 제주어)’에 의해 총선 결과가 좌우됐다.

제주도 출신이어야만 했고, 제주도 어느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나와야 했으며, 제주도 씨족 사회 출신이어야 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어느 정당 소속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즉, 유권자 자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돼 있다면 그 후보에게 투표했던 성향이 강한 지역이 제주도였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에 외지인 유입이 늘어났다. 제주도에 정착해서 생활하고 싶은 육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육지 사람들의 인구 유입이 증가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궨당’도 많이 약화됐다.

혈연, 학연, 지연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 그 후보의 정치적 성향, 정책, 비전 등을 따지기 시작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여질 것으로 예측된다. 외지인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면서 이제 제주도는 그들만의 사회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에 따라 후보들의 총선 전략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주도민을 위한 공약 개발은 물론 외지인들이 제주도에 안착할 수 있는 공약 등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 강창일 불출마 선언

또 다른 변수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4선 의원이 불출마를 한다는 것은 제주도 정가를 요동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동안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 지역구를 과연 누가 물려받을 것인가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서로 제주갑은 제주도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강 의원 뒤를 이어 제주도 맹주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인물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보다 굵직한 인물들이 출마 의향을 밝혔거나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제주도는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저마다 제주도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하거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등 제주갑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강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이 지역은 경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제주갑 경선은 그야말로 뜨거움 그 자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역시 4선 동안 강 의원이 제주갑을 지켰기 때문에 이번에는 탈환해야 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16년 동안 뚫리지 않았던 벽이 이번에는 뚫릴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에 비중이 있는 인물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다만 이 지역에 대해 당 지도부가 과연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할 것인지 경선을 치를 것인지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이 최대 이슈 중 하나이다. 성산 지역에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이에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고민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총선과 함께 제2공항 건설 찬반 주민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이 최대 이슈 중 하나이다. 성산 지역에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이에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고민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총선과 함께 제2공항 건설 찬반 주민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제2공항 건설이 최대 이슈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이 최대 이슈 중 하나이다. 성산 지역에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고민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총선과 함께 제2공항 건설 찬반 주민투표를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총선에서 제2공항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거나 총선 투표일에 주민투표를 함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되면 후보들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자기 뜻을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제2공항 건설이 총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고,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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