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출시 앞둔 르노 삼성 노사 대립 또 다시 파국
XM3 출시 앞둔 르노 삼성 노사 대립 또 다시 파국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1.1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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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르노 삼성의 운명이 걸린 XM3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르노 삼성의 노사 대립이 또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게릴라식 기습 파업을 단행했고 사측은 직장을 폐쇄하면서 강경하게 맞섰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1100억원을 넘어섰지만 노사의 타협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2018년 임단협에서도 2800억원의 손실을 가져온 노사 대립이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편집자주>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 규탄에 나섰다.(사진/뉴시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 규탄에 나섰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르노 삼성은 부산 지역에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부산 지역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르노 삼성의 전체 직원 4200여명 중 부산공장에만 절반이 넘는 2200여명이 근무 중에 있다.

또한 르노 삼성의 1차 협력사만 300여개사로 고용 인력은 4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에 르노 삼성의 파업은 부산 전체를 흔들고 있다.

◇ 노조 ‘게릴라식 파업’ vs 르노 삼성 ‘직장 폐쇄’

앞서 지난해 9월 르노 삼성 노사는 2019년 임금교섭 협상을 시작했다.

노조는 기본급 8.01% 정률 인상과 함께 노조원에게만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에 노사는 여러차례의 교섭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는 지난달 10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해 66%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하고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주 야간근무조 8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새해들어서도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오다 주간조의 게릴라성 파업을 단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에 사측은 직장 폐쇄로 맞섰다. 르노 삼성은 10일부터 노조 소속 파업 참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산공장의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하고 근로희망서를 제출한 조합원들에 한해서만 정상근무를 허용했다.

르노삼성 측은 직장 폐쇄와 관련해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 등 이번 파업으로 약 1100억원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며 회사와 협력업체들의 미래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노사 대립 다시 반복에 ‘우려’

이번 임단협 협상에서 양측이 강경 대응으로 맞서며 지난해 르노 삼성의 노사 대립이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르노 삼성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으로 업계 모범 사례로 기록되는 동시에 모범 노조라는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2012년 실시된 대대적 구조조정으로 노동 작업량이 많아지면서 불만이 쌓여갔다. 또 2013년 445억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2014년 1475억, 2015년 3262억, 2016년 4175억, 2017년 4016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최저임금에 밑도는 기본급 문제 등으로 인해 2018년 임단협이 결렬됐다.

2018년 6월에 시작된 노사임금 단체협약 협상은 결국 4년만의 파업으로 이어졌고 해가 바뀌어도 파업이 계속되면서 르노삼성 부회장 로스 모저스가 파업 자제 촉구를 호소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낼 지경에 이르렀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사측은 야간 근무조 운영을 중단하는 등 부분 직장폐쇄를 결정하면서 압박을 펼쳤고 오랜 파업으로 결속력이 떨어진 노조는 1년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협상을 통한 임단협을 타결했다.

2018년 임단협 결렬로 노조는 62차례, 총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회사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피해 규모를 완성차 1만4320대로 집계했다. 이는 2800억원 손실로 기록됐다.

◇ 회사 운명 걸린 XM3 출시 한달 앞으로

이처럼 임단협 결렬로 인한 장기 파업과 손실이 반복되면서 르노 삼성의 경영 여건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앞서 르노 삼성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일본 닛산의 로그 생산 위탁이 지난해 10월부터 축소되면서 이미 경영 타격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로그 생산 위탁 축소로 르노 삼성은 희망 퇴직 신청을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한 SM3, SM5, SM7 등 르노 삼성의 주력 모델이 대부분 단종된 가운데 지난해 QM6가 유일하게 각광받으며 전체 판매량 중 절반이 넘는 54%가 판매돼 판매 차종의 다양성이 고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르노 삼성은 국내 첫 SUV 쿠페 XM3 출시를 앞두고 있다. XM3는 지난해 단종된 준중형 세단 SM3의 뒤를 잇는 모델로 한동안 신차가 없었던 르노 삼성의 운명이 걸려있다.

르노 삼성 부산공장은 3교대 기준 연간 30만대, 2교대 기준 25만대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내수와 수출을 합쳐 2018년 21만대를 생산하고 지난해에는 17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이에 XM3 출시를 앞두고 수출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에 생산량을 저하시키는 노조 파업에 우려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현재 노조 파업의 참석율은 노조원 1727명 중 26% 가량인 460여명으로 회사 측은 연간 20만대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가동을 재편성하고 만반의 대비를 갖춘 모양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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