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귀환, 핵심은 ‘호남’
안철수의 귀환, 핵심은 ‘호남’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20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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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귀국, 총선 출마 대신… 독자노선 선언
제2 국민의당 바람은 과연 불어올 것인지 의문

호남 민심이 안철수 선택할 것인지 궁금
독자신당 노선 외로운 길이 될 수도 있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외 연구 활동을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외 연구 활동을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장기 해외 체류를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귀국 후 국민에게 큰절을 올리면서 정치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그 첫 행보로 광주를 찾았다. 안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히면서 안 전 대표의 행보 및 총선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정치세력은 많지만 안 전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 독자 신당이냐 바른미래당이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9일 귀국했다.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1년 4개월 동안 해외를 체류하다가 이날 귀국했다. 이날 귀국장에는 지지자들의 환호가 있었고, 안 전 대표는 큰 절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한, 안 전 대표는 우리나라의 문제는 현 정부가 진영 논리에 입각한 국정 운영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중도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실증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독자 신당 창당인지 아니면 바른미래당 재정비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세간의 관심은 안 전 대표가 어떤 형태의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돼 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간절하게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고, 다음 국회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진입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이날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바른미래당을 재정비하거나 독자신당 창당 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안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안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하면서 야권은 안철수라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안 전 대표가 과연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이번에도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거에 도입했기 때문에 소수야당들도 충분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 첫 행보로 광주 찾아

안 전 대표의 첫 행보는 현충원과 광주 5·18 민주묘역의 참배이다. 안 전 대표가 첫 행보로 ‘광주’를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호남’이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이 있어야 한다.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수가 245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은 사실상 여의도에 발붙이기 힘든 구조이다. 따라서 지역 기반을 다져야 하고 안 전 대표 역시 지역 기반을 다지기 위해 광주를 선택했다.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 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안 전 대표도 잘 알고 있으며, 안철수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안 전 대표가 호남 특히 광주를 먼저 찾는 것이다.

다만 호남이 과연 안 전 대표를 지난 총선 때처럼 품어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 이유는 이번 총선에 호남 정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전남을 기반으로 하는 대안신당이 있으며 전북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이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으므로 안철수 당이 이번 총선 특히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 전문가들이 안 전 대표의 귀국이 정치적 변수라는 인식은 하면서도 상수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처럼 호남이 안 전 대표를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총선에서 변수가 되기 때문에 다른 정당 세력들이 안 전 대표를 필요로 하는 것이 사실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외 연구 활동을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외 연구 활동을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국당부터 대안신당까지

안 전 대표의 몸값은 당분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안 전 대표가 가진 지지층 때문이다. 비록 과거보다 안철수 바람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해도 안철수 바람이 이번 총선에서도 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해서 대안신당 등이 안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물론 바른미래당에는 안철수계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안 전 대표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정당과 손을 잡을 기회는 충분히 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다른 정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독자 노선을 걸어가겠다는 것이다. 야권 통합 대신 야권 혁신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그것이 유권자들에게는 얼마나 어필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제2 국민의당 바람이 불 것인지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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