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학살의 계절, 공천 살생부 파문
현역 학살의 계절, 공천 살생부 파문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22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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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평가 심사 종료…하위 20%는 누구
명단 공개 여부 노심초사하는 현역 의원들

TK 현역 절반 물갈이 예고 한국당
공천 탈락 후 탈당해서 후보 출마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본격적으로 현역 물갈이 작업에 들어가면서 그야말로 공천 학살의 계절이 돌아왔다. 현역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 새로운 피를 수혈할 수 없으므로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의 처분을 논의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경북 의원 절반을 물갈이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내에서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 하위 20% 명단 공개 고민하는 민주당

공천 학살의 계절이 돌아왔다. 총선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역 물갈이를 얼마나 해서 정치 신인이 얼마나 정치권에 유입됐느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런 현역 물갈이로 인한 현역들의 반발을 얼마나 최소화했느냐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물갈이를 대대적으로 했고, 그에 따른 정치신인을 대거 후보로 선택했다. 반면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비박계 공천 학살이 벌어졌고, 그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김무성 전 대표의 ‘옥쇄 들고 나르샤’ 파동이 벌어지면서 공천 반발이 벌어졌다. 이로 이해 더불어민주당은 승리를 했지만, 새누리당은 패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를 공천 경선에서 20%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21일 하위 20% 대상자 처분에 대해 논의를 했다.

경선 시 20% 감산이 말이 좋아 감산이지 사실상 공천 배제나 다름이 없다. 공관위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사설정보지(소위 찌라시)를 통해 어떤 의원이 명단에 올랐는지 여의도 정가는 알고 있다.

사설정보지 명단에 오른 해당 의원들은 자신은 아니라고 발뺌은 하고 있지만 벌써 공천에서 배제됐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철저하게 비밀로 하겠다는 태도지만 어떤 식으로든 공개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로서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해당 의원에게 통보하는 과정에서 혹은 이의 제기 과정 등에서 어떤 의원이 명단에 포함됐는지 세상에 공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위 20%에 불출마 선언한 현역들을 합하면 최소 30% 이상 물갈이를 할 것으로 예측되며, 최대 절반 가까이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은 불출마 선언한 현역들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정치신인들의 진입을 더욱 쉽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불출마 현역들을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 중 현역 불출마 선언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보다 경쟁적으로 현역 불출마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대구·경북 50% 물갈이 예고

자유한국당은 공천관리위원장인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대구·경북 50% 물갈이를 예고했다. 대구·경북은 보수의 중심지이고 자유한국당이 절대적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공천만 받으면 떼 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가 있고, 우스갯소리로 ‘시체’가 공천을 받아도 당선되는 곳이고, 살인 범죄자가 공천을 받아도 당선되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는 12명, 경북은 13명으로 총 25명의 지역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은 21명이다.

그런데 최근 대구·경북 민심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의원들 상당수가 중진이라는 점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대거 당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런 이유로 물갈이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에서는 잇달아 현역 불출마 선언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구·경북에서는 정종섭 의원 이외에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 없다.

이에 김형오 위원장이 대구·경북 50% 물갈이를 예고했다. 그러자 과연 자신들이 그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경북 의원 10여 명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당 공약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는 것이 명분이지만 대구·경북 현역 절반 물갈이 소리가 나온 이후 모인 자리이기 때문에 그 자리의 의미가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일방적인 물갈이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의 제기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모두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공천 학살 이후 과연 학상 대상자의 향후 거취 문제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모두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공천 학살 이후 과연 학상 대상자의 향후 거취 문제다. (사진/뉴시스)

◇ 공천 학살, 탈당 후 출마 가능성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모두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공천 학살 이후 과연 학상 대상자의 향후 거취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을 탈당해서 후보로 출마할 것인가 여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는 설 자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그 이유는 보수 진영에 비해 진보 진영은 정당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그만한 지역구 조직을 갖춰야 하며 자본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이 다른 정당 후보로 출마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보수 정당이 최근 들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통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수많은 보수정당이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공천에서 탈락한다고 해도 탈당을 해서 자리를 옮길 보수정당이 많이 있다. 또한,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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