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혼전 양상…이성희‧유남영 후보 ‘양강’ 전망
전임 회장 최원병‧김병원 대리전?…‘지역 프레임’ 변수 무시 못 해
제24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의 막이 오름과 동시에 난전이 예고된다. 지난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후보 등록한 인물만 무려 10명. 역대 회장 선거 중 최대 인원이 출장했다. 이미 여기저기선 후보 간 연대 또는 전임 회장들의 대리전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상황. 혼전이 예상되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뉴스투데이] 제24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정식 후보 등록이 마감되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오는 31일 선거를 치른다. 전국 조합장 1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과반표를 얻는 후보, 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하는 투표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제24대 중앙회장으로 선출된다.
◇ 제24대 회장 선거 후보 난립
제24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정식 후보 등록이 지난 17일 마무리됐다. 중앙회장 선거에 예비후보 등록제가 도입돼 총 13명의 예비후보가 난립, 일각에선 정식후보 등록 과정에서 적지 않은 후보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는 빗나갔다.
당초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자들은 각 지역농협 조합장 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정식후보 등록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후보군이 추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식 후보 등록 마감 이후 발표된 후보는 역대 최다 인원이었다. 기존 중앙회장 선거는 4~6명 후보로 치러졌다.
이번 농협중앙회 중앙회장 선거에는 총 10명이 정식 후보로 등록, 예비후보 등록자 중 3명이 이탈했을 뿐이다.
등록후보(기호 순서)는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 강호동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천호진 전 농협가락공판장 사업총괄본부장, 임명택 전 서화성 농협 외 4개 조합 지도부장,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 농협중앙회 이사, 여원구 양서농협 조합장, 이주선 송악농협 조합장, 최덕규 전 가양농협 조합장 등이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는 4년이며 관련법 개정으로 현재 단임만 가능하다. 여기에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선거마다 각종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등 과열 경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는 중앙회장직이 명예직임에도 실제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의 자산 규모는 59조원 이상으로 60조원에 육박하며 전국 조합 수는 1118곳이다. 여기에 임직원 10만 명에 조합원은 213명이다. 규모로 치면 국내 대기업 순위 9위에 해당하는 거대 조직이다.
농협중앙회장은 실질적 경영권한은 없지만 전무와 사업별 대표에 대한 인사권, 조합 지원 자금 배분, 감사권 등의 권한을 바탕으로 농협중앙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 차기 중앙회장 선거 2파전 ?4파전?
10명의 후보가 입후보 하며 난전이 예상된다. 특히 과거 중앙회장 후보자들 대부분이 3선 이상의 조합장들이었으나, 이번 선거는 70% 이상이 초‧재선으로 선거 판도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력 후보들에 대한 전망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가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유력 후보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삼파전으로 전망하는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선 4파전을 내다보고 있다. 관련 내용을 종합할 경우 총 10명의 후보 대부분이 유력 후보나 마찬가지다.
관련 관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이성희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과 유남영 전 농협중앙회 이사가 양강으로 거론된다.
이성희 후보(70)는 농협중앙회 요직을 두루 거쳤고 이전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선전한 이력이 있다. 중앙회 내부 회장직 다음간다는 감사위원장을 7년간 역임했으며 제23대 중앙회장 선거에 전임 김병원 회장을 상대로 1차 투표에서 앞선 이력도 있다.
이번 선거 공약으로 농협중앙회가 주도하는 배당하는 방식의 농산물 생산 판매 방식을 지역 조합 중심으로 분권화할 것을 핵심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선거 지역 조합의 농정기능 강화를 위해 지역본부 대표 기능을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조합장이 전권을 갖고 시행하고 농정 외 업무만 중앙회가 맡기로 하는 내용이다.
유남영 후보(64)는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조합장 6선 이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회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농협금융지주 이사를 맡고 있다. 전반적으로 농협중앙회를 이끌 만한 충분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남영 후보는 공약으로 농‧축협 지원 확대와 4차 산업 시대 적극 대응, 농산물 제값 받고 팔기와 조합장 연임제한제도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조합상호직원기금 20조원을 조성하고 농협경제지주 기능 재검토를 통한 조직 재정비와 혁신도 제시했다.
◇ 양강 구도 확정?…지역 프레임 변수 무시 못 해
이성희 후보와 유남영 후보 양강 구도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선거를 전임 회장의 대리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성희 후보는 제21~22대 회장을 지낸 최원병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최원병 전 회장 체제에서 감사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남영 후보는 제23대 회장인 김병원 전 회장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병원 전 회장은 오는 3월이 임기 만료였으나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임기 도중 중도 사퇴했다. 유남형 후보는 공약으로 김병원 전 회장의 정책 계승을 내걸고 있다.
두 후보자가 양강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제3의 인물이 당선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지역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지역 영향력이 큰 영남 지방의 강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의 지지 등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어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라며 “현재 이성희, 유남영 두 후보가 양강이라는 점은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다른 후보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혼전 양상이 심한 만큼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결국 지역 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