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달라진 명절풍경, 의미 퇴색인가 시대 흐름인가
[기획] 달라진 명절풍경, 의미 퇴색인가 시대 흐름인가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1.24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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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문화 변화로 간편식·여행업계 호황
명절에 대한 인식 변화로 점차 간소화
‘의미 퇴색’,‘시대 흐름’ 반응 엇갈려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요즘은 명절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다. 명절에 여행이나 호텔에서의 휴식 등 점점 휴식과 여행의 의미로 변화된 가운데 이러한 수요로 인해 명절 때 특수 호황을 누리는 업계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명절 고유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달라진 명절 풍속과 이들을 잡으려는 업계들의 움직임 등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명절의 의미가 휴식과 여행으로 바뀌어가는 가운데 명절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해당사진은 설 연휴 윷놀이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 (사진/뉴시스)
▲명절의 의미가 휴식과 여행으로 바뀌어가는 가운데 명절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해당사진은 설 연휴 윷놀이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설 명절이 다가오는 가운데 명절 트렌드가 점점 여행과 휴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로 변화하며 비수기라고 불리던 여행업계와 간편식업계는 달라진 풍속도에 성수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의 문화가 퇴색되고 있다는 의견과 시대의 흐름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 변화된 명절문화, 간소해지고 휴식을 원한다

최근 명절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 장을 봐서 조리해 차례를 지내던 기존과 달리 간편식을 이용해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온라인 앱으로 차례상을 주문해서 지내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실제로 한 대형마트가 조사에 나선 결과 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이 2년 전에 비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명절의 개념이 점차 여행과 휴식의 개념으로 바뀌어가는 가운데 여행업계도 명절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전국 공항 여행객 수는 43만4290명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2014년 설 연휴 27만2924명보다 16만1366명 늘었고, 지난해 설 명절 전국 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수도 300만 명을 넘었다.

또한 해외를 나가지 앉더라도 국내에서 여행을 즐기는 J턴족과 D턴족, 호캉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나홀로 여행족들도 증가하는 추세라 여행업계는 이들을 잡기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애견동반 호텔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가운데 명절을 혼자 보내는 혼명족 또한 증가추세에 있어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수요에 맞춰 싱글석을 도입하는 등 명절특수를 누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달라진 명절의 트렌드를 말하다

명절의 트렌드가 점차 휴식과 간소화로 바뀌는 가운데 차례를 지내지 않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추모공원이 회원 371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1%만이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낼 것”이라 답했으며 그 중 20%는 “향후 차례를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간소화 흐름에 맞추어’라는 의견이 34%로 가장 많았으며 음식장만 부담과 종교적 이유 등이 뒤를 이었다.

차례 대신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의견이 38%로 가장 많았고, 성묘를 한다, 교회나 성당으로 향한다, 국내외 여행을 간다 순이었다.

또한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명절 성 평등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집안일을 나누어 하는 것과 명절 방문 순서를 성 평등 사례로 꼽았다.

이는 기존의 여성들이 집안일을 전담하던 명절 모습에서 벗어나 남성도 같이 일하면서 동등한 관계로 명절을 보내는 문화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설 명절 전국 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본 사진은 r기사와 상관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설 명절 전국 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본 사진은 r기사와 상관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 시대 흐름 인정 vs 명절 의미 퇴색

이렇듯 명절 풍속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명절은 전통적으로 고향에서 가족끼리 모여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장을 보고 조리해 차례를 지내며 조상들의 은덕을 기리는 문화였지만 트렌드가 변화돼 기존 명절의 가치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을 보고 손수 조리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과 경제침체로 인해 취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 아르바이트 등을 이유로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의 흐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가족에 대한 관념이 약해지고 실용주의가 강해지면서 명절을 개인이 향유하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특히 직장인들에게 휴일이 많지 않은데 명절에 친척들하고만 보내기엔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차례나 성묘 등 일정 정도만 명절 전통을 지키고 나머지 기간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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