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황교안 노력으로 기호 3번 달 수 있을까
미래한국당, 황교안 노력으로 기호 3번 달 수 있을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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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유민봉 만난 황교안, 미래한국당 논의
기호 3번 얻기 위해 30여 명의 현역 필요한데

불출마 의원 중심으로 설득 작업, 쉽지 않아
보수 정당의 난립 미래한국당 돌풍도 어려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출마 현역들을 중심으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출마 현역들을 중심으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직과 자금 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선거에서 기호 3번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3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필요하다. 이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출마 현역들을 중심으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큰 결단인데 당적을 옮긴다는 것은 정치인생에 있어 흠집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의원 꿔주기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출마 현역들을 만나고 다닌다”

이런 이야기가 자유한국당 내에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불출마 선언한 현역들을 중심으로 설득에 나섰다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이 준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체제에서 비례의원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호 3번을 획득해야 한다.

선거법에는 높은 순번의 기호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현역 의원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갖고 있어서 기호 1번을 갖고 있고, 자유한국당이 그다음 의석수를 갖고 있기에 기호 2번을 가진다. 미래한국당이 기호 3번이 되기 위해서는 현역 30여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미래한국당이 기호 3번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에서 현역 의원 꿔주기를 해야 한다. 다만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 있는 의원은 총선 불출마 선언한 의원뿐이다.

지역구 출마를 하는 의원들이나 공천에서 낙천한 의원들에게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총선 불출마 의원들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에 황 대표가 최근 총선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에게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주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10여 명이 훌쩍 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황 대표가 만나러 다닌다는 이야기다.

황 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많은 현역 의원들이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 정당 투표용지를 2번째로 오게 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날인 28일 김영우·유민봉 의원 등을 일대일 면담을 하고 미래한국당에 대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른 불출마 의원들도 만나 당적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쉽지 않은 당적 변경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적 변경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영우·유민봉 의원 역시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인생에서 당적을 변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유 의원은 면담 이후 당적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미래한국당을 창당할 때 고려해야 할 법적·기술적 부분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면서 미래한국당 구성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고민을 확인했던 자리라고 밝혔다.

김영우 의원 역시 당적 변경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 미래한국당의 가치 정립과 역할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불출마 의원들이 당적을 변경하더라도 가장 큰 걸림돌이 미래한국당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와 총선 이후 자유한국당과 과연 통합할 수 있느냐 여부다.

물론 위성정당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자칫하면 통합을 하지 않고 위성정당으로 4년 동안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인사들은 계속 미래한국당에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당적을 변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총선 불출마 선언한 인물들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므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당적 변경이 다음 선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 당적 변경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계 은퇴까지 고민하는 불출마 현역들의 경우 당적 변경이 다른 불출마 의원들보다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있지만, 정치인생에 오점이 될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준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체제에서 비례의원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호 3번을 획득해야 한다. 사진은 30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준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체제에서 비례의원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호 3번을 획득해야 한다. 사진은 30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 (사진/뉴시스)

◇ 30명 확보도 어려워

문제는 기호 3번을 얻기 위해서는 30명의 현역이 필요한데 현재 불출마 선언 의원은 10여 명이 조금 넘는다. 아직도 불출마 선언 의원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가뜩이나 감정적으로 손상이 가 있는 상황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기는 하지만 돌풍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보수 정당이 분열로 가고 있다.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 역시 쉬운 일이 아닌 상황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까지 신당을 창당한다고 나서면서 보수정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미래한국당이 어느 정도 득표를 할 것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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